언론계‧법조계‧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 토론자 참여
한국인터넷신문협회에서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정치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언론계, 시민사회,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의 토론자들이 참여해 토론이 진행됐다.
이의춘 한국인터넷신문협회장의 인사말로 토론회가 시작됐다. 이 협의장은 “지난 4월 27일 발의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 뉴스소비 격감과 사회적 의제 담론 형성 약화 등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뉴스 생산자와 이용자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인터넷 뉴스 생태계의 활성화와 품질제고, 공정성 향상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보라미 법무법인 디케 변호사가 발제를 진행했다. 김 변호사는 법률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률안의 입법추진이 중단돼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법체계의 정합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 입법안의 기술적 조치들이 저널리즘적 책무를 감독하고 시정할 자율규제를 방해한다는 점 등이 중요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한 온라인 광고와 취재하지 않는 기사에 대한 자율규제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불법한 상품 또는 용역의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사에 대해 법적책임을 지고, 투명성 및 연구목적의 정보접근권을 우선돼야 한다”고 전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김 변호사의 발제 후 6명의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는 “미디어화 시대 그 어떤 인터넷 서비스도 취사선택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취사선택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에 근거한다는 생각이 재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포털은 지금보다 훨씬 더 미디어로서 책임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정기적인 미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플랫폼-미디어 시대에 바람직한 저널리즘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주현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을 제안한 배경에는 포털이 편집‧취재를 통해 사회의 여론을 왜곡하고, 포털의 추천 알고리즘이 특정 언론사를 편중적으로 부각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며 “독자들의 뉴스 소비를 무시한 법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부에서 공공 포털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끝으로 홍 교수는 인링크를 금지하고 아웃링크만 허용하는 포털규제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불명확한 해악을 이유로 국가가 사적 영역의 서비스 내용을 금지‧제한하는 규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써 위헌성이 매우 높다”며 “포털뿐 아니라 언론 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제도 구상에는 규제의 필요성과 근거를 정당화할 만한 언론 시장의 지배 구조와 문제점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발제에서 지적한 포털뉴스 규제를 정한 정통망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해당 법률안을 통해 언론개혁 명분의 정치적 의도나 편향성을 시정한다는 법률안의 의도는 절대 입법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부분에 절대 공감한다”며 “시장경쟁을 통한 언론의 저널리즘 확립과 자율규제 강화를 통한 언론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아웃링크의 의무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 사무총장은 “아웃링크 의무화는 소비자들이 상업광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극소수의 언론사들이 시장을 독점하거나 뉴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높은 기술 의존도를 해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하는 아웃링크 제공은 대형 언론사에 더 유리한 뉴스 콘텐츠 유통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언론사들이 탈포털해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한 시점을 정해 아웃링크 전환을 도입하는 것보다 이행기를 두고 저널리즘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적 지원과 정부 지원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윤호영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알고리즘 설계상의 문제, 운용상의 문제, 결과에서 나타나는 투명성, 공정성, 책임성의 문제는 각각이 모두 신중하게 접근하면서 판단해야하는 문제”라며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문제되는 지점을 명확히 해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는 김민정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맡았다. 약 2시간에 걸쳐 토론이 진행된 후 질의응답을 끝으로 토론회가 마무리됐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