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의 아빠인 IT기업 엔지니어가 제작…“네티즌 반응 놀라워…회사들이 개발·판매 검토해주길”
“걷는 램프가 생겼어요. 이제 한밤중에 일어나 화장실을 갈 때도 무섭지 않아.” 지난 6월 5일 트위터리안 라니우스 씨(@Ianius)가 기발한 장치를 공개했다. 침대 옆에 놓는 사이드램프인데, 여섯 개의 다리가 달린 것이 특징이다. 네모난 램프가 마치 거미처럼 꿈틀꿈틀 움직이며 아이와 함께 복도를 걷는다. 이른바 ‘거미로봇 램프’다.
23초짜리 이 동영상은 트위터에 올라오자마자 큰 호응을 얻었다. 조회수는 520만 뷰 이상을 기록했고, 2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걷는 게 귀엽다” “갖고 싶다” 등 호의적인 목소리도 있는가 하면, “오히려 무서워서 심장이 멎을 뻔했다”며 램프의 특징적인 모습에 놀라워하는 반응도 있었다.
일본 매체 ‘마이나비뉴스’에 의하면 “라니우스 씨는 두 자녀를 둔 아빠로, IT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유머러스한 장치를 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라니우스 씨는 “평소 주변에 있는 가구·가전들이 움직이면 편리할 뿐 아니라 활기차고 즐거울 것 같았다”며 “그런 장치들로 넘쳐나는 집에서 살고 싶어서 직접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다리가 달린 장난감상자, 발판 등 움직이는 장치를 여러 번 공개해왔고, 그때마다 큰 반향을 불러 모았다. 이번에 특별히 램프에 다리를 붙인 것은 “어둠 속을 함께 걸어주는 ‘든든한 파트너’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고 한다. 덧붙여, 바퀴 대신 다리 형태를 고집하는 이유는 단차나 장애물을 피할 수 있고 좁고 너저분한 방에서도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램프는 시판 제품을 활용했지만, 다리를 구성하는 부품 요소는 대부분 3D프린트 맞춤 디자인이다. 램프 아래에 소형 컴퓨터를 장착, 컨트롤러와 블루투스로 연결해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구조다. 완성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됐으며, 비용은 13만 엔(약 124만 원) 정도가 들었다.
시간도 돈도 들여가며 로봇 제작을 계속하는 배경도 궁금하다. 이에 대해 라니우스 씨는 “기다려봤자 아무도 실현해줄 것 같지 않으니 ‘직접 만들자’라는 마음이 주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기술과 관련된 업무상의 능력을 갈고 닦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한다.
끝으로 그는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에 깜짝 놀랐다”면서 “게시물을 본 회사들이 수요를 확인하고 개발·판매를 검토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