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측 ‘불편한 심기’에 한 발 물러선 모습…“소신 얘기했을 뿐” 주장도
11일 박 전 원장은 SNS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가 몸 담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국정원과 국정원 직원들에게 부담이 된다면 앞으로는 공개 발언 시 더 유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저의 발언은 국정원의 과거 국내 정보 수집 활동 당시의 관련 문서가 정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는 소신을 얘기한 것으로, 평소 여야 의원들이나 기자들과 간담회 때도 얘기했던 내용"이라며 "국내 정보를 더 이상 수집하지 않고 있는 이제는 그 자료들이 정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하고, 실제로 국회도 이러한 논의를 하다가 중단된 것이 아쉽다는 점을 말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인터뷰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하 의원의 정치 이력을 언급한 것일뿐, 하 의원의 사생활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는 점을 부연설명하며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원이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의 존안자료,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며 "이를 폐기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현직 시절에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이걸 공개하면 이혼당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혼 얘기를 했더니 국민의힘 하태경 정보위 간사가 자기는 그렇게 안 살았는데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의원님 복잡하게 산 분 아니냐. 한 번 공개해 볼까요'라고 말하니 (공개)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정원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 여부를 떠나 원장 재직 시 알게 된 직무 사항을 공표하는 것은 전직 원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앞으로 공개 활동 과정에서 국정원 관련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다만 X파일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해서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언급된 하 의원도 같은 날 SNS에 글을 올리고 "저와 관련한 박 원장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없는 사실을 날조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자행했다"며 강력 대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