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국 381명 참가, 싱가포르 5명 입상 눈길…최강부 우승 송희제 “신진서 9단이 롤모델”
[일요신문] 11회째를 맞은 일요신문배 세계 어린이바둑대회 본선이 19일 서울 문래동에 위치한 올댓마인드 바둑 경기장에서 열렸다. 올해 일요신문배 세계 어린이바둑대회는 초등바둑 최강자를 가리는 최강부를 비롯해서 1학년~6학년 총 7개 부문에서 우승자를 배출했다.
5월 5일 타이젬 대회서버 대국실에서 온라인 예선에 돌입한 일요신문배는 5월 20일까지 보름간 열전을 펼쳐 각 부 8명의 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했다.
제11회 일요신문배 세계 어린이바둑대회에는 6개국 381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했다. 19일 펼쳐진 본선 대국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대국으로 치러진 본선에는 한국 어린이들 외에도 싱가포르 5명, 태국 2명의 어린이가 본선 무대를 뚫어 동남아시아 바둑 열기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2년 6개월이나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는 바둑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개인전이 대다수인 프로 바둑은 나았지만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밖에 없는 아마추어 바둑대회는 연기되거나 폐지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일요신문배는 코로나19 속에서도 대회를 이어갔다. 어린이대회를 비롯한 모든 바둑대회가 2년간 중단된 가운데 일요신문배는 바둑판을 이용하는 대신 온라인 방식으로 대회를 치렀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 예선을 도입했고, 본선도 온라인 최초로 지역 분산대국을 시도한 것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시상식 후 기념사진 촬영 모습. 외국 선수들도 7명이나 입상했다. 사진=박은숙 기자조국환 충암바둑도장 원장은 “어린이 바둑의 금과옥조는 실전대국이다. 기보를 놓아보거나 사활문제를 푸는 것도 공부가 되겠지만 가장 좋은 기량 향상의 방법은 실전이다. 하지만 지난 2년여 많은 바둑대회가 사라지면서 일선 바둑 지도자들과 어린이들이 곤란을 겪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일요신문배는 중단 없이 이어져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대국이라 빛났던 점도 있었다. 올해는 싱가포르(23명), 태국(38명), 말레이시아(20명), 대만(3명), 베트남(1명) 등 6개국에서 49명의 외국 어린이들이 함께했다. 특히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싱가포르 어린이들의 대거 참가는 주최 측에서도 예상 못한 결과였다. 싱가포르는 바둑 수준도 높아서 2학년부에서 레이마스 군이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5명이 입상권에 들어 싱가포르에 바둑 붐이 거세게 불고 있음을 알렸다.
가장 관심을 모은 최강부 우승자는 송희제 군(서울 연희초 5)이었다. 결승에서 박종찬 군(서울 목동초)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결승전을 치른 직후 송희제는 “실리를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중반까지는 생각대로 풀렸다. 상대가 승부처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면서 “신진서 9단의 바둑 스타일과 겸손한 성품을 닮고 싶다. 앞으로 열심히 실력을 키워 세계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는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강부 우승자 송희제 군은 “신진서 9단의 바둑 스타일과 겸손한 성품을 닮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박은숙 기자송 군의 스승 박병규 9단은 “송 군의 기력은 인터넷 타이젬바둑에서 8단 정도다. 나이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기량이다. 균형 감각이 잘 잡혀있고 형세판단 능력도 뛰어나다. 물론 수읽기나 전투력은 좀 더 힘이 붙어야 한다”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쯤엔 연구생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프로의 길을 걸어볼 만한 준재”라고 평했다. 박 9단은 또 “송 군의 여동생인 송연제도 3학년부에서 3위에 입상했다. 나이에 비해 기량 향상이 빨라 오빠 못지않은 기재가 있다. 향후 ‘오누이 프로기사’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남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