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1.0에서 이자로 지급한 토큰 대부분 폭락…2.0에선 토큰의 재예치 유도했지만 손실 막지 못해
문제는 이자 개념인 거버넌스 토큰에서 발생한다.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거버넌스 토큰을 계속 지급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토큰 가격이 크게 폭락하기 시작한다. 대부분 De-Fi 업체들의 거버넌스 토큰은 예외 없이 폭락이란 결말을 맞이했다. 토큰 가격이 폭락하면 보상이 줄어들게 되고 투자자들은 해당 프로젝트를 떠나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게 De-Fi 2.0이다.
De-Fi 2.0은 고객이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보상 토큰을 주는 방식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가진 자산을 De-Fi 프로젝트에 넘기고 거버넌스 토큰으로 바꿔 소유한다. 이렇게 갖게 된 거버넌스 토큰을 예치하면 많게는 수십 만%에 달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De-Fi 프로젝트로 꼽히는 올림푸스 다오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투자자가 100달러를 투자하면 올림푸스 다오는 자체 토큰인 옴(OHM)을 예치하는 조건으로 현재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옴 가격이 100달러라고 가정하면 투자자는 유동적이지만 약 5% 정도 할인된 가격에 옴을 사서 예치할 수 있다. 이때 올림푸스 다오는 1개 옴을 예치하는 대신 추가로 94개 옴을 발행한다. 93개는 다른 투자자들의 예치 이자로 지급하고 1개는 개발자가 갖게 된다.
De-Fi 2.0 업체들은 일종의 게임이론처럼 ‘당신이 예치한 옴 가격이 폭락하지 않으려면 이자로 받은 옴을 시장에 파는 대신 재예치하라’는 논리를 내놨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폰지 구조인 De-Fi 2.0이지만 초기에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증가된 가상자산 개수는 어차피 투자자들끼리 나눴으니 상관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De-Fi 1.0보다 못하다고 보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투자자들은 예치한 가상자산의 폭락을 막기 위해 받은 이자를 재예치하는 대신 ‘일단 원금은 회수하자’는 마음으로 받은 가상자산을 시시각각 시장에 던졌다. 수십 만%, 적게는 수천%에 달하는 이자로 받은 가상자산이 던져지니 가격은 폭락했다. 더군다나 De-Fi 1.0은 거래가 일어나며 거래 수수료가 발생하고 이를 이자 지급 비용으로 쓸 수 있지만 De-Fi 2.0은 그런 거래조차 없다는 점도 치명적이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