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애장품 경매로 화제…“8월 도입 ‘베리3.0’ 통해 기부하며 재미도 얻는 방법 모색”
베리스토어의 유저는 한국인이 6, 글로벌이 4 정도로 분포돼 있다고 한다.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이유는 한국 스타 애장품을 두고 글로벌 참여 열기가 뜨겁기 때문. 2021년 10월 가수이자 배우인 옹성우 씨가 예능에서 입고 출연한 재킷을 경매에 내놨는데 막판까지 경쟁한 회원은 캐나다 국적이었다고 한다.
베리코인은 국내에서는 고팍스에, 글로벌 거래소 중에서는 후오비 글로벌, MEXC 등에 상장돼 있다. 전체 거래량의 99%가 해외에 집중돼 있다. 베리스토어는 오는 8월 베리3.0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일요신문은 기부와 블록체인을 연결하고 있는 한호주 베리스토어 대표를 만나 베리스토어 3.0의 방향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부나 선행에 코인을 활용한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나.
“흔히 ‘내가 낸 기부금이 제대로 전달될까’라는 의심을 하는 경우가 많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투명한 기부금 사용 내역을 그대로 공개할 수 있다. 베리스토어는 조작할 수 없는 데이터로 기부금 전달 과정을 모두 공개하고 있어 기부금을 둘러싼 의심을 걷어낼 수 있다. 베리3.0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도입해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모델을 통해 기부와 선행을 하면서 재미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기부와 재미는 잘 연결되는 이미지는 아니다.
“그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기부하면 떠오르는 건 고통받는 사람들의 사진이나 영상, 지나치게 딱딱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대기업에서 기부나 선행 기사를 내도 ‘돈도 많은데 저것밖에 안내면서 생색낸다’라는 댓글을 볼 수 있다. 그런 점을 바꾸고 싶었다. 기부도 재미있게 할 수 있고, 기부하면서 마케팅도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베리3.0을 통해 그런 변화가 올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셀럽이 기부한 애장품이나 재능 기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금메달 딴 직후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이나 스케이트를 어떻게 받아왔나.
“화제가 되고 있는 선수고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어떻게든 받아온다.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 부탁하기도 한다. 셀럽 중에서는 애장품이나 축가권, 식사권을 내놓고 싶지만 일부라도 금전적 보상이나 마케팅 요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게 나쁜 게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운데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 스타들이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서 스타들의 애장품을 두고 글로벌로 경쟁하기도 한다.”
―8월 도입된다는 베리3.0은 뭔가.
“베리스토어에서 사람들이 참여해 경매나 기부를 할 수 있었던 게 2.0이라고 한다면 3.0은 DAO처럼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어떤 기부를 할지 정할 수 있다. 2.0에서는 베리스토어가 직접 스타의 애장품이나 식사권, 축가권을 가져와서 경매에 올리고 그 돈을 기부에 썼다면, 3.0에서는 좀 더 탈중앙화에 맞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시장에서 고생하는 분 퇴근시켜 드리기’를 하겠다고 하고 베리코인을 받는다. 그렇게 DAO가 형성된다. A가 이 돈을 들고 시장에 가서 팔고 있는 상추를 전부 다 사서 퇴근시켜주고 이 모습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린다. 베리3.0에서는 이런 여러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베리코인이 모이면 선행이나 기부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운영사인 베리컬처의 운영자금은 어디서 조달되나.
“거래 대금의 일부를 수수료처럼 재단 운영비로 조달한다. 기부를 하는 기부금에서 수수료를 뗄 생각은 없다. 다만 애장품 경매나 럭키박스, 기업 마케팅 등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베리3.0에서는 기업 참여도 늘릴 예정이다. 기업도 사회 환원 목적으로 혹은 세금 문제 때문에 기부를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기부를 하면서 마케팅으로 도움이 된다면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초기에는 기업들도 베리3.0 모델이 어떤 방식인지 전혀 모르니 베리 측에서 지원금을 지급할 테니 기부 방식 마케팅을 직접 해보라고 제안하려고 한다. 해보고 나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리라 본다.”
―최근 루나 등 가상자산 시장 사건들이 터지면서 블록체인,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시장에서 옥석이 가려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가상자산 시장에 아무런 생각 없이 진입해 투자금만 받고 제대로 회사조차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런 결과물도 못 내는 기업들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불만이 터질 시점이 됐다. 아무런 사회적 효용 증가 없이 단순 폰지에 가까운 기업 모델들도 많았다. 그런 게 가려지고 나면 ‘진짜’가 더 주목받는 시점이 오리라 생각한다.”
―그런 기업들 때문에 가상자산 투자자는 ‘러그풀’(먹튀)을 걱정하기도 한다.
“베리컬처는 먹튀에는 안전하다. 베리코인 시총보다 더 많은 돈을 베리스토어 개발비, 운영비로 지출했다. 투자받은 돈을 모두 쏟아 붓고 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개발비나 개발 속도도 훨씬 단축됐을 텐데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넘어져 봐야 깨닫는 게 많더라. 과거 옹성우 씨 애장품 경매를 할 때 경매에 불이 붙어 금액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베리스토어는 일정 시간이 되면 그 즉시 경매가 종료되는 시스템이었다. 다른 경매 업체는 경매 종료 시간이 되더라도 마지막 입찰이 들어오면 다음 입찰을 할 수 있도록 1분에서 3분 정도 추가 시간이 부여된다. 그런 시스템을 넣지 않아서 더 큰 금액을 받지 못했고 마지막에 더 큰 금액을 지불하려던 캐나다인은 욕설을 보내왔다. 지금 경매 시스템을 수정했는데 이런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발전해 왔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 스타트업 등에 투자금이 마르면서 각 기업들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베리컬처는 어떤가.
“베리컬처는 몇 년 동안은 걱정 없다. 필요한 인력은 더 수급할 수도 있다. 다만 예전보다는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비는 아끼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가상자산 거래 데이터 제공서비스인 코인마켓캡 기준 국내 거래소인 고팍스 거래량이 0.01% 수준이다. 국내 서비스인데 어떤 이유인가.
“아무래도 후오비 글로벌이 워낙 큰 대형 거래소인 만큼 거래량이 많이 나온다. 또한 국내 도입된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 때문에 고팍스에서 베리스토어로 코인 입금이 안된다. 경매에 참여하려고 해도 해외 거래소에서 사서 입금해야 한다. 트래블룰이 국내에만 도입돼 국내 유저들이 여러가지 불편함을 겪고 있다. 다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적응하고 맞춰가려고 하고 있다.”
―고팍스 외에 다른 국내 거래소에도 상장할 계획도 있나.
“모든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중이다. 베리코인 가격이 현재 3원 정도인데 베리코인 투자자들이 ‘이 코인은 스테이블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최근 변화가 거의 없다. 투자자들은 코인 가격이 올랐으면 하지만 인위적인 부양책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베리3.0이 도입되면서 많은 수요가 생기면 저절로 가격은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베리코인은 스테이킹(예치서비스)이나 De-Fi(탈중앙화 금융) 등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코인을 예치해 놓았다고 해서 보상이 나오거나 발행량이 계속 증가하는 모델에는 부정적이다. 현재까지 실제 생활에서 많이 쓰는 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중에는 성공 모델이 거의 없어 보인다. 베리스토어와 베리코인이 Dapp의 성공 모델로 기록되고 싶다.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은지 기부와 블록체인의 결합으로 다른 Dapp들에게 길을 보여주고 싶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