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버드’ 재단 관련 거래 알려, ‘와이즈 울프’ 큰손 움직임 등 포착…“클레이튼 2년간 행보 아쉽다”
이에 투자자들은 클레이튼 재단을 향해 투자 내역이나 거래 내역 등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때 클레이튼 온체인 데이터(블록체인 위에서 주고받은 모든 거래 기록)를 분석하는 두 가지 서비스가 나왔다. 하나는 클레이튼 재단 관련 지갑 거래 내역을 공개하는 서비스인 '클레이버드', 다른 하나는 클레이튼 소각 내역과 거액 투자자의 활동 등을 제공하는 '와이즈 울프'라는 홈페이지다.
두 업체를 만든 개발자들과 만나거나 메신저 등을 활용한 인터뷰를 통해 이런 서비스를 만든 이유를 들어봤다. 이들은 ‘투명한 정보가 공개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서비스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클레이버드
―클레이버드는 어떤 서비스인가.
“3~4명 규모로 활동하는 팀으로 구성됐다. 커뮤니티 내에서 KGF, 제네시스 지갑 등에서 거래소로 입금된 게 화제가 됐다(관련기사 ‘무려 ‘4000만 개 팔아’ 클레이튼 고점 매도 지갑은 누구 것?’). 실제로 얼마만큼 재단 관련 주소로부터 시작돼 거래소에 입금됐는지 유저들이 많이 궁금해 하리라고 생각했다. 직접 클레이튼 엔드포인트 노드(네트워크 인터페이스)를 운용해 최초 블록 생성 시점부터 현재 시점까지의 제네시스, KGF 주소 등에서 발생한 모든 트랜잭션(컴퓨터 작업 단위)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제공했다. 각 재단 관련 지갑에서 어떤 거래소로 얼마만큼의 클레이가 보내졌고 이때 클레이 가격은 얼마였는지 계산해서 당시 얼마만큼의 클레이를 현금화했는지를 보여준다.”
―클레이버드는 어떻게 기획됐나.
“현재 클레이튼 생태계 내에는 De-Fi(탈중앙화금융) 등 자산과 직결되는 서비스가 대부분이다. 클레이버드는 유저들에게 자산 등락과 상관없이 오락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서비스다. 클레이버드 서비스는 클레이튼 내에서 유저 간 메일(쪽지)을 보내는 서비스로 초기 기획되고 서비스됐다. 본인 지갑(A)으로 접속해서 에서 다른 지갑(B)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서비스다. B 지갑 주인은 본인 지갑으로 접속 시 본인한테 온 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메시지는 블록체인에 저장이 된다. 그래서 전서구(통신용으로 쓰이는 비둘기)가 사람들 편지를 나르듯 클레이튼 체인 내에서 클레이버드가 사람들 메시지를 나르겠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클레이버드로 정했다. 이 서비스는 커뮤니티에서 알려지면서 유저들이 한두 번 재미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지속해서 유저들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커뮤니티, 웹사이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의사소통이 원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뮤니티 내에서 화제가 된 사안으로 방향을 바꿔봤다.”
―클레이튼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다 보니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체인이라고 생각하고 처음에 접근했던 부분이 있다. 또한 체인의 사용성 부분에서 클레이튼이 편했던 부분도 있다.”
―취미나 재능기부 쪽인지 아니면 사업모델이나 비전이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엔 그냥 ‘클레이튼 내에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시작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하다 보니 재밌어 보이는 사업 모델이 있어 고려하고 있는 부분도 있긴 하다. 기본적으로 클레이튼 생태계 내의 다양한 정보를 유저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포털 형식의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온체인 분석 툴인 난센이나 듄 애널리틱스의 클레이튼 버전이 되고 싶다.”
―투자자들이 클레이버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보나.
“제공하는 정보가 크립토퀀트처럼 투자 판단 지표로 활용될 수 있었으면 한다. 다만 제공하는 서비스는 커뮤니티 내에서 화두가 된 내용에 대한 온체인 데이터를 정리한 것일 뿐, 정리된 내용에서 재단이 현금화해 상여금으로 나눠줬다는 등 불확실한 내용이 커뮤니티로 확산하는 등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부분은 원하지 않는다. 서비스를 만든 목적도 재단을 감시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모든 유저에게 투명한 정보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바람이 더 크다.”
―클레이튼을 두고 여러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클레이튼의 문제나 부족한 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투자나 개발 등 해외에서 유입이 가장 필요할 상황으로 보인다. 해외 인지도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마케팅을 해외 타깃으로 활성화하면 좋을 것 같다. 해외 투자자들은 체인의 투명성을 많이 보는데 클레이튼은 그런 부분에서 좀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재단은 클레이튼 생태계 내 투자자들에게 재단의 투자나 보유 내역 등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레이튼을 미래를 어떻게 보나.
“클레이튼의 성공 여부는 마케팅, 해외 자본 및 인지도 향상 여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깊게는 국내 블록체인 규제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별한 강점을 크러스트에서 찾아서 해외에 어필할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기획 중인가.
“클레이버드 내의 커뮤니티 기능 강화를 해볼 생각이다. 클레이튼 Dapp(응용 프로그램) 관련 TVL(예치된 총 자산), 투자자 숫자 등 다양한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기획단계라 변할 가능성이 있다.”
#와이즈울프
―와이즈울프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와이즈울프는 내 닉네임의 일종이다. 개발자는 개인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보곤 한다. 클레이튼은 시가총액은 엄청나지만 재단이 개발에 전념하고 있거나 열정적인 개발자들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더리움 같은 경우 이더리움 체인을 배울 겸 개발을 해보는데 클레이튼은 그런 사람도 거의 없다. 클레이튼이 전송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소각량도 늘리겠다고 했는데 직관적으로 소각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내가 보려고 개인 홈페이지에 이 기능을 넣어본 게 출발이다.”
―현재 개발된 걸 보면 소각량, 고래(거액 투자자를 비유해 지칭하는 말) 지갑 현황, 입출금 데이터들이 있다. 어떻게 만들게 됐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고래 현황이 주기적으로 기사나 소셜미디어에 알려진다. 예를 들어 ‘고래 지갑에서 얼마가 빠져나갔다’ 이런 얘기들이다. 그들이 돈을 넣고 빼는 것을 통해 시황을 예측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클레이튼은 그런 게 전혀 없다. 또한 클레이가 지갑 별로 입금되거나 거래소로 빠져 나가는 것을 기간 별로 지정해 얼마만큼 빠져나갔는지, 들어왔는지 등을 랭킹 별로 볼 수 있게 만들어뒀다. 사실 내가 답답해서 만든 거다. 많은 사람들이 온체인 분석을 해서 잘못된 상황을 알았으면 좋겠다.”
―일부에서는 ‘거래소로 빠져나갔다고 해서 반드시 매도한 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현금화하지 않을 거면서 거래소로 입금할 이유가 없다. De-Fi 서비스에 예치해두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DEX(탈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중앙화된 거래소로 입금하면 주인이 누구 것인지 밝혀져 세금을 낼 가능성도 있다. 입금하고 출금할 때 수수료도 내야 한다. 거래소 입금은 매도 아니면 이유가 없다.”
―클레이튼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나.
“과거 클레이튼이 한국 거래소에서도 상장이 안됐을 때 투자해서 일부는 매도해 원금 회수는 했다. 저렴한 가격에 사서 아직 손해는 아니다. 다만 고점에서 너무 떨어져서 이제는 팔지 못하고 관망 중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클레이에 투자해 놓은 상태다.”
―클레이튼 개발을 해보니 어떤가.
“이더리움과 다른 점이 거의 없다. 웹3(WEB 3.0)를 넣어주는 메타마스크(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를 당시에는 실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클레이튼 지갑인 카이카스를 활용하는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 하는 정도 차이다. 지금도 메타마스크로 개발 시 가스비(전송 수수료)를 직접 설정해줘야 하는 등 신경 써줘야 하는 부분은 있다. 그 외에 이더리움과 사용하는 문법이나 함수는 거의 똑같아서 큰 어려움은 없다.”
―개발해보면서 느낀 클레이튼 장점이나 단점이 있다면 뭔가.
“흔히 클레이튼이 수수료가 싸고 빠르다고 한다. 다른 블록체인 개발자를 만나 얘기해봐도 클레이튼은 이더리움을 포크(복사)해온 만큼 기술력이 높지는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수수료도 클레이튼은 수수료가 30배 인상했다가 현재 3분의 1로 내려서 기존보다 10배 인상된 상태인데 지금은 이더리움보다 크게 싸지 않다. 실제로 이더리움 가스비가 내려갔을 때는 이더리움이 오히려 클레이튼보다 수수료가 싼 적도 있다. 클레이튼 서비스들은 저렴한 가스비를 믿고 컨트랙 코드(전송 코드)를 최적화하지 않았고, 이더리움은 비싼 비용 때문에 극도로 최적화해서 결과적으로는 같은 가스비 수준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당시 클레이튼 가스비 30배 인상을 두고 얘기가 많았다. 가스비 인상 때문에 프로젝트들이 떠났다는 것이다.
“일정 부분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 가스비가 낮아서 봇(자동 매매 프로그램)이 활개 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비트라지(무위험 차익거래) 봇들이 있었다. 2022년 1월부터 하루에 2만~3만 클레이를 벌어가더라. 당시 그 정도 클레이면 수수료 빼더라도 3억 원 규모다. 나도 봇을 만들어 매매하기 위해 최적화 중이었는데 가스비 인상으로 무산됐다. 봇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유동성이 적은 곳을 채워 넣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건 봇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늘려 유동성을 엄청나게 크게 만들거나 수수료를 늘려야 하는데 유동성은 클레이튼이 직접 할 수 없는 영역이라 수수료를 올리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수수료 인상이 클레이튼에서 프로젝트가 떠난 계기라고 보는데 나는 동의하지 못한다. 수수료 인상보다는 그동안 클레이튼 재단이 쌓아 놓은 게 더 크다고 본다.”
―개발자가 보기에 블록체인 미래는 어떻게 보나.
“블록체인 개발은 컴퓨터공학과(컴공)가 좋아할 만한 소재다. 컴공은 컴퓨터 한 대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연산을 하는 경우가 많아 몇 대로 분산컴퓨팅을 하는데 이때 컴퓨터들끼리 네트워크가 두절되거나 악의적인 노드(정보)가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컴퓨터가 하나의 합의를 보게 만들었다. 이런 방법을 나름대로 해결한 게 비트코인이고 거기서 발전한 게 이더리움이다. 나는 데이터 관련 개발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블록체인 개발이 난이도가 높다고 하는데 특별히 다를 게 없는 수준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이 범용적인 기술이 아니다 보니 한정적인 분야에서만 제대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클레이튼의 발전 방향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클레이튼 재단은 사실상 2년을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날렸다. 약 2년 전 코인마켓캡 시가총액 순위에서 약 12위 정도 했다. 그때 힘을 줘서 국내, 해외에 빠르게 사업을 전개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최근 행보는 이해 안되는 부분이 많다. 클레이튼 재단은 최근 오지스(블록체인 기업)에 외주를 통해 만든 클레이튼 스코프 대신 클레이튼 파인더로 바꿨다. 기능도 더 별로인데 왜 바꿨는지 알 수가 없다. 재단이나 크러스트가 직접 개발하는 것도 거의 없다. 클레이튼 지갑인 카이카스도 직접 운영하면 되는데, 운영할 회사를 선정해 거기다 클레이를 또 퍼다 줬다. 최근 KGF에서 투자한 회사들도 대체로 이해가 전혀 안된다. 그럼에도 아직 클레이튼 보유한 물량을 판매하지 않은 건 아직 약간의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카카오톡의 대중성을 앞세워서 사업 확장도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클레이에 투자한 이유도 카카오를 향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유저와 블록체인 특성을 잘 연결하면 국내에서는 일정 부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추가할 기능이 있다면 뭔가.
“개인이 거래소로 클레이를 옮길 때 개인 입금 주소를 받아서 옮긴다. 거래소 개인 입금 주소로 입금하자마자 거래소로 입금됐다는 걸 곧바로 알리는 알림 기능을 준비 중이다. 만약 거래소로 엄청난 물량이 입금되고, 그 입금된 걸 직후 알 수 있다면 최소한 내가 먼저 매도하는 등 손실을 피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