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단절” 해명 이후에도 ‘주문권한’ 준 정황…김건희 여사 2년째 수사 중인 검찰 부실 수사 행태 도마 오를 수도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논란이 되자, 윤석열 당시 후보 측은 “김건희 여사는 이 아무개 씨가 골드만삭스 출신 주식 전문가이니 믿고 맡기면 된다는 말을 믿고 2010년 1월 14일 신한증권 주식계좌를 일임했다”며 “네 달 정도 맡기니 도이치모터스 외 10여 개 주식을 매매했는데, 4000만 원가량 손실을 봤다. 그래서 2010년 5월 20일 남아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모두를 김건희 여사 명의의 별도 계좌로 옮김으로써 이 씨와 관계를 끊었다”고 했다.
당시 공개된 김 여사 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계좌 거래내역을 보면 2010년 5월 20일 김 여사 명의의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 계좌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기록이 남아있다.

그 내용을 보면 김 여사는 동부증권에 전화해 ‘저(김건희)와 이○○을 제외하고는 거래를 못하게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은 이 아무개 씨가 집에서 쓰는 이름으로, 명함에도 이○○이라고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2010년 5월 20일 이후 동부증권 계좌에서도 이 씨에게 ‘주문 권한’을 줬다는 사실을 검찰이 밝힌 셈이다.
이는 앞서 윤석열 후보 측에서 내놓은 ‘2010년 5월 20일 남아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모두를 별도 계좌로 옮김으로써 이 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2010년 1월 12일 녹취록에 따르면 신한증권 직원은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실시간 주가 변동을 설명하면서 “이사님, 조금씩 사볼까요”라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가 “그러시죠”라고 답하자, 직원은 “2400원까지 급하지 않게 조금씩 사고, 중간에 문자를 보낼게요”라고 응대했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씨 역시 “1월 12일 거래는 본인이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이어 2010년 1월 13일 전화주문 녹취록을 보면 이날 매수 거래는 이 씨가 전화주문했다. 그런데 신한증권 직원이 김 여사에게 “이사님, (이 씨) 전화 왔어요”라며 “오늘도 도이치모터스 살게요. 2500원까지”라고 보고했다. 이에 김 여사는 “(이 씨가) 사라고 하던가요. 그럼 좀 사세요”라고 확인해줬고, 직원은 “그럼 어제처럼 천천히 사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들이는데 있어 직접 전화주문을 넣거나, ‘선수’ 이 씨의 매수주문에 대해 직원의 확인 요청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윤 대통령 측에서 내놓은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에 관여하지 않았고, 주가조작을 알지 못했다’는 반박과 맞지 않는 대목이다.

한편 9월 5일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이원석 후보자는 총장직 공석이 된 100여 일 동안 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 야권에선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늦장 및 부실수사 논란을 추궁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