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 ‘누리호’ ‘다누리’ 발사 성공…“‘우주대항해 시대’ 임박, 민·관 협력으로 ‘뉴스페이스’ 열자”
누리호와 다누리 발사 성공의 중심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우주항해를 시작한 이즈음, 일요신문이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에게 미래 우주산업에 대해 물었다.
―세계의 우주 시계는 지금 어디쯤 와 있나. 미래 우주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세계 우주개발은 민간 기업이 자본과 혁신 기술을 앞세워 우주개발 전면에 등장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들었다. 혁신 우주 기업들의 등장과 함께 가까운 미래에는 더 낮은 비용으로 위성인터넷, 우주여행, 희귀 광물 채취, 미소중력 환경을 활용한 새로운 물질 연구 등 지금까지 어려웠던 새로운 우주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우리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우주경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누리호’, 한국 독자 개발이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인가.
“발사체 기술은 대표적인 민군 겸용 기술로, 국가 간 기술 이전이나 핵심 부품의 구매가 거의 불가능하다. 독자개발이라는 것은 우리 스스로 설계부터 제작, 조립, 시험, 발사 운영까지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사체 개발에 참여한 인력 규모와 개발 기간 등 여러 요인을 볼 때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선 우주 선진국들은 연구기관 및 관련 산업체에 수천에서 수만 명 인력이 개발에 투입됐으며 우주개발 역사가 길다 보니 수많은 인프라와 수십 년 동안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은 산업체 관계자를 모두 합쳐도 불과 1000여 명이 되지 않는다. 또 시험 시설 등 인프라 구축 기간을 포함해 13년 만에 독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이는 국내 연구 개발진의 우수함과 산업기술 전반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인 다누리의 가치와 그 실용적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나라가 1992년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통해 우주를 향한 첫 걸음을 시작한 이래, 다누리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지구 중력을 벗어나 달로 향한 탐사선이다.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한다면 지구 저궤도 약 600km 내외, 정지궤도 약 3만 6000km 내외에서 활용돼 온 우리의 우주 기술 활용이 지구에서 약 38만km 떨어진 달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다누리가 궤도 안착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달 궤도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게 되면, 우리나라는 달 궤도선 개발 성공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7번째로 달 궤도선을 개발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사실 다누리와 같은 우주 탐사선은 실용적 목적보다는 과학적, 실험적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누리에는 모두 6개의 임무 장비가 탑재되어 있는데 달 표면을 정밀 촬영해 향후 달 탐사 임무를 지원하거나 자기장 측정, 우주 인터넷 시험 등 과학 기술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들이다. 또 다누리 개발은 우리 연구원이 총괄하고 국내 산업체와 대학 등이 참여했는데, 이는 극한 우주 환경에서 작동하기 위한 부품 등을 제작한 경험을 확보하게 된 것이고 향후 우주 개발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누리호, 다누리를 개발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과 가장 문제가 됐던 점은 무엇인가.
“우주발사체 개발은 설계, 제작, 시험 등 모든 면에서 최고 난이도 기술의 집약체로 국가 간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온전히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우주발사체 개발의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추진제 탱크 제작, 엔진의 연소불안정 현상이 있었다. 추진제 탱크는 누리호 부피의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180톤의 추진제 무게와 발사 시 발생하는 진동, 압력을 견뎌야 한다. 직경 3.5m로 제작되는데 최소 두께는 2~3mm에 불과해 지금까지 국내 산업 현장에서 쓰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분야였다. 때문에 연구진들은 수없는 반복과 수정을 통해 기술을 확보해야 했다. 또 발사체 엔진 개발 과정에서 ‘연소불안정’이라는 기술적 난관에 부딪혔다. 연소불안정은 막대한 양의 추진제가 급속도로 연소하는 과정에서 연소 상태가 불안정해져 심할 경우 폭발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발사체 선진국들조차 아직 해결 방법을 정립하지 못한 기술 난제다. 하지만 우리 연구진은 수많은 설계 변경과 시험을 반복해 1년여 만에 연소불안정을 해결할 수 있었다.”
“다누리는 개발 과정에서 중량이 증가하는 기술적 어려움을 겪었다. 다누리 임무 성공을 위해 새로운 궤적 설계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경험과 확신이 없었고 일정, 예산 등 모든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새로운 궤적 설계를 위해 밤을 새워가며 논의하고 계산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최초 궤적 설계에 7개월이 소요될 만큼 연구진이 고생을 많이 했다. 연구진이 애쓴 결과 나사로부터 ‘이 분야에서 아주 큰 성과를 이루었다. 축하한다’는 검토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궤적수정기동을 포함한 최종 궤적 설계까지 약 2년이란 시간이 더 걸렸고 현재 다누리 항행에 우리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지만 우수한 연구진이 그동안 최선을 다했기에, 계획한 대로 다누리가 달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가 발견됐을 때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었나.
“누리호나 다누리 개발 과정에서 겪은 문제들은 우리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으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적인 시험을 통해 극복할 수밖에 없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고야 말겠다는 연구진의 사명감과 책임감이 문제를 해결하는 원동력이었다고 느낀다.”
―만만치 않은 실험 비용 등 예산이 넉넉지 않을 것 같다. 발사 성공 후 정부 예산은 달라졌나.
“개발 과정에서의 실험 비용 등은 사업이 시작할 때부터 예산이 책정되어 있어서 발사가 성공했어도 예산이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
―우리나라의 예산과 자원은 우주 선진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비교해 어떤 편인가. 또 정부 예산이 많다고 성공 보장이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우리나라의 우주 R&D(연구개발)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주 선진국에 비할 바는 아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우주 예산은 미국 우주 예산의 38분의 1, 중국의 10분의 1, 일본 및 독일의 4분의 1, 인도 및 러시아의 3분의 1 정도다. 주요 우주 전문기관의 연구 인력 또한 미국(NASA) 1만 7894명, 인도(ISRO) 1만 7099명, 유럽우주기구(ESA) 2381명, 일본(JAXA) 1558명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KARI)는 약 1000명에 불과하다. 예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국가 우주 프로젝트가 기반이 되어야 예산과 우수 인력 확충이 가능하다. 우주개발은 핵심 전략 기술로서 국가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민간이 나서면서 우주시대가 빨라지고 있다고 보는가. 민과 관의 협력은 어떤 형태로 이뤄져야 할까.
“민간 기업들은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우주개발에 활용하면서 성과를 내고 우주 비즈니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민간 중심의 우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산업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안정적인 우주개발 수요를 보장해주면서 민간의 우주 기술력 제고를 위해 정부 주도로 축적한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위성 및 발사체 개발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쌓고 있다.”
―‘스페이스X’처럼 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있을까.
“스페이스X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기업으로 짧은 시간 내에 이와 같은 기업을 기대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뒤늦게 출발했음에도 우리나라가 자동차, 반도체, 조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것처럼 우주 분야에서도 우리 특유의 성실함과 영리함, 도전 정신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좋은 기업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우리 연구원은 발사체·위성 등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확보하고 축적해 보유한 우주 기술의 민간 이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가 산업이었던 우주산업이 미국처럼 더 활성화되기 위해선 어떤 점들이 선결돼야 할까.
“미국의 우주산업이 지금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결정적 계기는 우주에 대한 꿈을 가진 기업가들의 투자와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 저변에는 나사(NASA)를 중심으로 수십 년 동안 진행해 온 우주개발 프로젝트와 그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인력, 첨단 기술, 참여 산업체 등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뒤늦게 우주 개발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투자 규모, 인력, 기술, 산업 기반 등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상태다. 당분간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일관된 우주개발 프로젝트가 유지되고 이 과정에서 우수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 산업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 한편 민간 기업들은 정부 투자와는 별개로 우주 비즈니스를 개척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미국 등의 혁신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우주 기술력을 상당 부분 전수해 주었나.
“국내에 위성 기술이 없던 시절 미국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위성 기술을 배워 왔지만 이후에는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지 않았다.”
―인공위성과 달 탐사 등이 미래 우리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만약 우주 시대에 뛰어들지 않아 뒤처진다면 미래에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될까.
“우주기술은 이미 국가 안보, 안전하고 편리한 국민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등 현대 사회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통신·금융·전력·교통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 적용되는 위치·시각 정보는 항법위성을 통해 제공하며, 기상 관측을 통한 일기 예보에도 정지궤도위성이 필수적이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에 자사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활용해 인터넷을 지원한 사실은 우주기술이 현대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밀접한 효용 가치를 지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또 우주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 본다. 예를 들어 우주태양광발전시스템이 지구궤도 상에 구축된다면 환경 문제와 에너지 문제 해결에 큰 진전을 이루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요즘 언론 등에 흔히 우주 대항해시대가 펼쳐지고 있다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는데 과거 대항해시대에 서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바닷길을 통해 새로운 땅을 개척하며 전례 없는 풍요를 누렸던 것처럼, 이제 우주에서 그러한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분명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통찰을 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주에 나아가 우주 영토를 스스로 개척할 기술과 능력이 있는 국가는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국가는 더욱 뒤처지거나 다른 우주 선진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러시아와 미국, 중국 등이 우주항공산업을 독식하고 있다면, 우주 시대도 선진국 패권화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오랜 기간 축적해온 노하우와 기술 등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우주항공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기존의 우주강국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UAE(아랍에미리트) 등 새로운 후발 주자들 또한 기술력을 축적해가고 있으므로 장기적으로는 세계 우주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주 자원이나 우주 공간 분배의 문제는 소위 먼저 차지하는 자의 ‘땅 따먹기’ 게임인가.
“우주자원 및 우주공간 분배에 대한 이야기는 이상과 현실이 서로 충돌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미 1967년 UN에서 ‘지구를 제외한 모든 우주 공간과 천체는 모든 인류에게 열려있으며, 어느 국가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60개국의 서명을 받아 우주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우주조약에는 자원 활용에 대한 내용이 누락되어 있었다. 때문에 1979년 체결된 달 조약으로 달 자원의 소유를 금지하고자 하였으나 우주 선진국들의 서명 거부로 18개국만이 참여하면서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미국과 룩셈부르크는 민간기업의 자원 소유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협정은 달에 안전지대를 만들고 달의 자원을 이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우주의 상업적 활용에 대한 요구가 커질수록 인류 공통의 자산으로서의 우주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우주에 대한 접근 능력이 소수의 국가에 집중된 상황에서 우주자원 및 공간에 대한 논의에 타 국가의 발언권은 인정받기 어려운 데다 실질적으로 제제를 가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어떻게 우주 공간을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지 새로운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현재 상황에서 선진국이 아직 하고 있지 않은 ‘더 미래적인’ 연구란 무엇일까.
“선진국이 아직 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아예 완전히 새로운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50년 이후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 기술·산업적인 가치가 큰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진국이 완전히 개발하지 못했거나 또는 선진국이 연구하고 있더라도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없어 지금 따라가면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우주 태양광 발전, 원자력 추진 엔진, 우주 엘리베이터 등이 미래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우주에서는 지구에서처럼 민간의 투자와 활용이 가져오는 과잉 투자와 과잉 개발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까.
“우주 비즈니스에서도 민간의 과잉 투자는 있을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시장원리에 따라 해당 기업에 막대한 손해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과잉 개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를테면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구 궤도에 필요 이상의 인공위성이 투입될 경우 더 활발한 우주 개발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우주 시대가 열려야 하는 당위성은 무엇인가.
“이제 우주개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필수 영역이 되었다. 앞서 설명했듯 우주 개발 없이 현대 문명의 인프라를 유지, 운영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편리한 삶,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이러한 우주 개발의 가치와 효용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우주 개발 역량이란 어떻게 키울 수 있나.
“우주 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 차원의 전략적 비전이 수립되어야 하고 이를 지속적·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비전과 의지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안정적으로 투자해 다수의 산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또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 신기술을 확보하면서 국제 협력을 통해 더 활발한 우주 활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이 연구원 출신이기 때문에 가지는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우리 연구원은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특성을 가진 기관이다. 연구원 출신 기관장은 연구개발 내용과 과정, 기술 확보와 활용 등을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문제 해결 능력이 높고 연구개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연구원의 우주 분야 1호 연구원이자 기관장으로서 큰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평생 연구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조직 운영에 대해 다소 약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원내 경영·행정 전문가들로부터 보좌를 받아 보완하고 있다.”
―향후 계획과 포부는.
“우선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올해 12월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고, 2024년까지 다목적실용위성 6호, 7호, 7A호의 발사도 순차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최우선적으로 이러한 대형 국가 임무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또 그동안 주어진 국가 임무 목표만을 보느라 최근의 우주개발 패러다임 변화 등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만큼, 도전적·선도형의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체계와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 연구자들이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우주로 향했던 다누리는 최근 지구와 달이 한눈에 보이는 사진을 찍어서 전송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촬영한 사진이었다. 그동안 해외 관측 자료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지구자기장 경계면도 다누리가 직접 관측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9월 4일 오전 3시경(한국 시간)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반세기 만에 다시 달에 사람을 보내기 위해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한다. 아르테미스 1호는 각종 센서를 장착한 마네킹을 태우고 달 궤도에 진입해 약 42일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나사는 2024년에는 사람이 직접 타고 가는 유인 비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달 착륙에 다시 도전한다. 바야흐로 ‘우주대항해 시대’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