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두산 ‘류’ KT로…두산 “최강야구 활약으로 다른 팀서 지명할까봐 긴장”
윤준호는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포수 왕국 두산에 지명됐는데 드래프트장에 참석했던 윤준호는 지명 발표 후 자리에 앉아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만큼 프로 지명 자체가 선수한테 감동과 감격을 선사한 것이다.
드래프트장 대신 광주 집에서 TV로 드래프트 중계를 시청한 류현인은 7라운드 전체 70순위로 KT에 지명됐다. 앞서 윤준호가 두산의 지명을 받은 걸 지켜본 류현인으로선 자신의 이름이 불릴지, 안 불릴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KT에서 뒤늦게 자신을 호명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있던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윤준호는 4년 전 드래프트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경남고 3학년 시절 2018년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주전 포수로 활약했지만 타격 실력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평가로 인해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동의대에서 4년 동안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며 절치부심했던 그는 그 노력의 결과를 프로 지명으로 보상받게 됐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윤준호 지명과 관련해서 고등학교 때부터 윤준호를 지켜봤다고 말한다.
“윤준호가 고등학교 때는 2% 부족했는데 대학 진학 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그래서 내심 우리가 데려오고 싶었는데 앞 라운드에 지명되지 않는 걸 보고 다른 팀에서 윤준호한테 관심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5라운드에서라도 윤준호를 뽑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두산 관계자는 윤준호가 JTBC ‘최강야구’를 통해 실력이 노출되고, 이름이 알려지는 모습을 보고 조마조마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두산에서 줄곧 관심을 갖고 지켜본 선수인데 방송을 통해 자꾸 부각되는 부분들이 ‘혹시나’ 하는 걱정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그만큼 윤준호를 데려가고 싶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류현인도 고3 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덕분에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다 ‘최강야구’ 출연으로 이름을 알렸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기자와 만났던 그는 자신의 이름이 언제 불리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면서 110명 안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란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윤준호와 류현인의 프로 입단을 진심으로 응원한 정근우는 ‘최강야구’ 팀메이트이자 후배들이 프로에 입단하게 된 과정을 지켜보며 울컥했다고 말한다.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야구를 해온 선수들이다. 그 노력이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아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고 싶다. 윤준호, 류현인의 프로 지명 소식에 ‘최강야구’ 단톡방이 축하 인사들로 난리가 났다. 프로 입문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다. 윤준호, 류현인이 프로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프로 출신의 레전드들과 맞붙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 ‘최강야구’는 팀의 영건 3인방이었던 한경빈(지난 5월 한화 입단)을 포함해 윤준호, 류현인까지 모두 프로에 입단시킨 프로그램이 됐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