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발언, 외신도 집중…AFP통신 “폄하 발언 마이크에 잡힌 뒤 곤경 빠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실 해명에 국민은 귀를 의심하며 경악한다. 이번 사건은 누구의 전언이 아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수많은 기자들이 촬영하고 목격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건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의 막말 외교 참사는 대한민국이 수십 년간 쌓아 온 동맹과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정도의 심각한 사안이다”며 “단순히 망신을 넘어 한미동맹뿐 아니라 국제 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야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선 “윤 대통령에게 이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새끼들입니까”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한 뒤 동행한 박진 외교부 장관 쪽을 바라보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은 ‘외교 참사’라며 질타했다. 하지만 김은혜 홍보 수석은 “다시 한 번 들어봐 달라”며 “‘(한국)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 여기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외신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야당과의 정쟁으로 해명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짧게 만난 후 미국 의원들을 모욕하는 말이 우연히 포착됐다”며 “윤 대통령의 즉흥적 발언은 한국 야당 의원들의 조롱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윤 대통령은 핵심 동맹 미국에 대한 폄하 발언이 마이크에 잡힌 뒤 다시금 곤경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