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원 19홀드로 존재감 우뚝…구원투수 수상 가능성은 물음표
KBO리그 신인왕 판도가 후반기 들어 대변화를 이뤘다. 시즌 초반만 해도 신인왕 후보에는 김도영(KIA), 문동주(한화), 이재현(삼성), 박찬혁(키움) 등 순수 고졸 신인들이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순수 고졸 신인들보다는 ‘중고 신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의산(SSG), 김현준(삼성), 김인환(한화) 등 3명의 좌타자가 신인왕 레이스에 합류한 것.
하지만 후반기 들어 흐름이 달라졌다. 타자들이 단체로 부진에 빠진 것이다. 강렬한 1루수의 모습을 보인 전의산은 수비 불안이 타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김현준도 타격 슬럼프로 인해 2군을 경험했다. 이들 중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된 김인환은 지난 10일 SSG전에서 홈 슬라이딩 도중 큰 부상을 당할 뻔했고, 이후 복귀했지만 전반기 때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5월 혜성처럼 등장했던 롯데 황성빈이 8월 부진에서 벗어나 9월에만 타율 0.422 OPS 0.964로 펄펄 날면서 다시 신인왕 경쟁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는 두산의 구원 투수 정철원이다. 정철원은 2018년 2차 2라운드 20순위에 지명돼 현역병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입단 4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는 4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5월 6일 1군 데뷔와 함께 셋업맨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150km/h가 넘는 돌직구를 뿌리며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선보이면서 김태형 감독의 무한 신뢰를 얻었다. 정철원은 9월 22일 현재 53경기 4승 3패 3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 중이다.
지난 해 20홀드를 기록하고도 KIA 이의리한테 신인왕을 내준 롯데 최준용 사례를 보면 구원 투수가 신인왕을 수상하기란 어렵다. 그런데 최근 정철원이 19홀드를 기록했고, KBO 신인 최다 홀드(20개)에 1개 차이로 다가섰기 때문에 정철원이 20홀드 이상을 기록한다면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주요 경쟁자로 꼽히는 김인환은 103경기 타율 0.266 15홈런 50타점을, 김현준은 107경기 타율 0.275 19타점을, 황성빈(롯데)은 95경기 타율 0.305 1홈런 16타점을 올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