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응시생 90만 명 가까이 몰리며 높은 인기…당국에서도 고령화 시대 대책 차원 적극 지원
얼마 전 실시한 사회복지사 자격시험에 90만 명 가까이 응시해 시험을 치렀다. 이들은 일정 수준 점수를 받으면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하게 된다. 이보다 앞서 올해 초부터 중국 각 도시에서 사회복지사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최근 베이징시는 8만 2000개의 일자리를 발표했는데, 이 중 2만 5000개는 대졸자 이상을 뽑는다고 밝혔다.
중국에 사회복지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가는 사회복지학과를 일부 대학에 개설했다. 최고 명문 베이징대도 1988년 사회학과 내에 사회사업 및 관리 전공을 포함시켰다. 2004년엔 사회복지사에 대한 국가직업기준이 공포되면서, 직업으로서의 개념이 확립됐다.
2008년 사회복지사 자격시험이 처음 실시됐다. 13만 3000명이 응시, 4105명이 증명서를 취득했다. 2015년 정부는 사회복지를 국가 건설의 최상위 설계에 넣고, 대대적인 지원을 결정했다. 2018년엔 각 성 단위로 실시되던 사회복지사 시험을 전국적으로 통일해 하기로 결정했다.
사회복지사가 처음 소개됐을 때만 하더라도 다소 하찮게 여기는 인식이 강했다. 지역 사회의 심부름꾼 정도로 여겨졌다. 대학을 나와 사회복지사로 취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학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로 부상했고, 업무의 중요도 또한 높아졌다.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린완은 한 대기업에 다니다가 2년 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뒤, 베이징의 한 지역에 취업했다. 그때 나이 34세였다. 당시만 해도 린완은 직장에서 제일 막내였다. 하지만 지금은 신입 사원들이 대거 입사해, 어느덧 고참이 됐다. 린완은 “2년 전만 해도 많이 뽑지 않았는데, 지난해와 올해 확 늘었다. 올해만 하더라도 30명 채용했다”고 말했다.
예전만 하더라도 각 지역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는 대부분 중장년층이었다. ‘왼쪽 팔에 빨간색 완장을 차고 다니는 아저씨’가 사회복지사의 대표적인 이미지였다. 하지만 요즘엔 젊은이들이 지역에서 노인, 아이들을 돕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현재 사회복지사 중 35세 이하가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학부 시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이귤은 올해 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7월 난징의 한 지역사회 주민위원회에 취업했다. 그는 “지역사회 일이 단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와보니 사정이 달랐다.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웠고,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귀띔했다.
중국사회공작연합회에 따르면 사회복지사 일상 업무는 노동 고용, 사회 보장, 빈곤 구제 등 주민의 이익을 위한 모든 일이다. 공중보건서비스, 여성사회 및 아동복지사업 등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 행정 전반적인 절차를 숙지해야 하고, 때론 과학적인 기술을 동원해야 한다. 사회복지사 어우하이는 “사회생활의 많은 측면에서 사회복지사를 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전염병 예방 및 통제에서의 역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취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앞서 베이징시가 사회복지사 일자리 8만 2000개 중 2만 5000개를 대졸자 이상으로 뽑기로 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지난해 시험을 봤던 이귤은 “자격시험이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현재 초중고 3등급으로 분류된다. 시험은 이론지식, 직업능력평가로 나눠진다. 구체적인 과목으론 사회학, 경영학, 공중보건, 윤리 등이다. 어우하이는 “의료사회복지사처럼 갈수록 전문화되고 세분화되고 있다. 이제 사회복지사도 보다 더 전문적인 인증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은 젊은 인재들을 흡수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직 종사자, 대기업 등에 비해 여전히 급여가 낮기 때문이다. 또한 업무 수준 자체가 개인의 능력 함양과는 거리가 멀다는 부분도 한계로 거론된다. 중국사회공작연맹 전문가위원회 관둥셩은 “채용을 위한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어떤 인재가 지역사회에 적합한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들의 적응 여부, 심리적 성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중국 당국에서도 사회복지사 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에 힘쓴다는 구상이다. 이는 고령화 추세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집계해 발표한 2020년 전국 인구는 14억 1178만 명(7차 전국 인구센서스 결과)다. 이는 6차 인구센서스 결과(2010년 발표)에 비해 5.3% 증가한 것이다. 중국의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한다. 닝지저 국가통계국장은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인구가 꾸준한 성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 중국의 급속한 경제 도약은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인구는 치명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0년 인구센서스의 세부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2020년 가임기 여성 출산율은 1.3명에 불과하다.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8.7%까지 올라갔다. 2010년엔 13%가량이었다. 2020년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3%다. 노동연령인구(16~59세)는 2010년에 비해 4000만 명 줄었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중국은 초고령사회 문턱에 도달한 셈이다. 베이징대 국민경제연구센터 주임교수 쑤젠은 “중국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무원 참사실 특약연구원 야오징위안은 “중국 노인 인구는 2050년 전체 인구의 30%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점쳤다.
사실 고령화는 전세계적인 문제로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9월 20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고령화 정책의 진행성과를 공개했는데, 핵심은 사회복지사와 관련된 것이었다. 왕하이둥 고령국장은 “노인 요양 서비스 지원 정책을 개선하고 노인 요양 서비스 공급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