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펠던 “가장 어려운 건 슬픔 표현…8시간 소리 지르고 녹초 된 적도”
비명을 연기하는 ‘비명 아티스트’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턴트맨 또는 스턴트우먼들이 위험한 장면에서 배우들을 대신하는 것처럼, 비명 아티스트들 역시 배우들을 대신해 연기한다.
최근 ‘가디언’을 통해 소개된 애슐리 펠던 역시 비명 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영화와 TV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종류의 비명을 녹음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마이크에 대고 비명을 지르는 펠던은 “우리는 배우를 대신해서 힘든 액션을 하는 사람들과 같다. 배우의 목소리를 손상시키거나 그들이 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비명 소리를 내는 일을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명 아티스트들은 여러 종류의 비명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야 한다. 어떤 종류의 비명이 특정 장면에서 가장 적합한지,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소리가 피크를 찍어야 하는지, 아니면 오랫동안 같은 높이로 지속되어야 하는지를 결정해서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부터 특히 고음의 비명을 내는 데 탁월했던 펠던은 덕분에 일찌감치 아역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다. 일곱 살 때는 심한 학대를 겪은 한 소녀의 실화를 다룬 영화 ‘분노의 아이’에서 고함과 비명을 지르는 어린 아이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대 때는 40편이 넘는 영화와 TV 시리즈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화려하기보다는 조용하게 살고 싶었기 때문에 결국 배우를 그만두고 성우로 전환했다.
펠던은 “두려움, 분노, 격노, 기쁨, 성공, 통곡, 고통,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비명이 있다”고 말하면서 비명이라고 해서 모두 같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감정 표현은 슬픔이라고 말하는 펠돈은 “때때로 마이크에 대고 최대 8시간 동안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녹초가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출처 ‘가디언’.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