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정석 ‘불륜설’, 보아 ‘악플’에 즉각 강력 대처…“요즘 대중은 빠른 해명 요구, ‘적극적 반박’이 답”
#'소속사는 참지 않아'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와 배우 조정석은 최근 곤욕을 치렀다. 그들을 향한 ‘불륜설’이 SNS 상에서 빠르게 전파됐다. 두 사람의 아내는 각각 배우 김태희와 가수 거미다. 유명 연예인 부부이기 때문에 이런 루머에 의한 피해 역시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양측 모두 발 빠르게 움직였다. 비의 소속사 레인컴퍼니는 10월 6일 공식 SNS를 통해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올리거나 악성 게시글을 작성하는 행위에 대해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불법정보 유통금지 위반 등으로 선처 없이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루머 피해자인 배우 조정석의 소속사 잼엔터테인먼트 역시 “당사는 조정석이 골프선수와 친분 이상의 관계가 있다는 허위사실이 각종 커뮤니티, SNS 등에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면서 “무분별한 추측과 허위사실을 유포, 재생산하는 행위를 멈춰줄 것을 요청하며 당사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소속 배우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적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가수 보아 역시 도를 넘은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가 참여 중인 케이블채널 Mnet(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에서 프라임킹즈가 탈락한 뒤 일부 팬들의 성난 화살이 보아를 향했다. 이 프로그램의 전신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해 실력을 인정받은 뒤 후속편에도 참여한 그의 자격을 운운하는 악플부터 인격 모독성 게시물이 들끓었다.
보아와 소속사는 참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당사 소속 아티스트 보아와 관련해 보아의 개인 SNS 계정을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 포털사이트 등에 악의적인 글과 댓글, 명예훼손 및 인격 모독성 게시물 등이 무분별하게 게재 및 유포되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강력한 법적 조치의 대상으로, 당사는 현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아티스트의 인격과 명예를 보호하기 위하여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 이미 자료를 수집해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수많은 스타들이 루머의 피해자가 됐다. 하지만 곧바로 법적 대응하는 사례는 드물다. 고소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구설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를 업고 간다는 것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SNS를 기반으로 한 허위 사실 유포로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스타뿐 아니라 대중의 시선도 달라졌다. 법적으로 대응해 유리한 수사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SNS로 인한 폐해는 대중들도 피부가 느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마냥 참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지지하고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약이다? 참으면 손해다
요즘 연예계에서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은 틀렸다. 침묵하고 시간이 흐른다고 루머가 사라지진 않는다. 진실을 바로잡지 않고 무심코 넘기면, 한번 불거진 루머가 마치 사실인 양 대중의 뇌리에 자리 잡는다. 비·조정석 등이 발 빠르게 대처한 이유다. 비·조정석을 향한 불륜설은 불과 며칠 사이 일파만파 퍼졌다. 프로 골퍼 박결이라는 구체적인 상대까지 지목됐다. 공식적인 보도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대중은 ‘비공식 언론’이라 불리는 SNS '찌라시'를 통해 이 확인되지 않은 소식을 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양측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루머를 인정하고 쉬쉬하는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 그들이 먼저 공식 입장을 내고 루머를 바로 잡은 이유다. 박결 역시 6일 SNS를 통해 “어이가 없다. 몇 년 전에 스폰서 행사에서 본 게 다인데”라며 “(그들의) 번호도 모른다”고 일축했다.
해명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대중이 궁금증을 갖고 있는 적절한 시점에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 ‘뭔가 정리 중’이라는 의심을 품게 된다. 해명을 순순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요즘 대중은 빠른 해명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모른 척 참고 넘어가면 되겠지’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요즘은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법”이라고 조언했다.
비와 조정식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10월 6일. 그리고 약 일주일이 지난 현 시점에서 아직도 이 루머를 이야기하는 이들은 드물다. 수많은 루머가 생성되고 사라지는 휘발성이 강한 SNS 세상 속에서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침묵을 지켰으면 여전히 그 진위를 두고 숱한 뒷말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대중이 이 같은 시각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 역시 잠재적으로 SNS 루머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뉴스 사회면을 보면 SNS를 통해 사적인 메시지나 사진 등이 유포돼 고통 받은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는 잘못된 루머를 바로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연예인들의 적극적인 대처가 오히려 지지를 받는 셈이다.
김소리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