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차 끌고가다 대로 한복판서 잠들어…음주측정 거부에 절도 해명까지 거짓
이날 신혜성은 외제 쿠페 차량을 타고 음식점에 도착했다. 발레파킹(대리주차)이 되는 음식점이었던 터라 차량은 발레파킹 직원에게 맡겨 주차했다. 그리고 발레파킹 직원은 밤 10시 15분 무렵 퇴근한다. 이 식당은 발레파킹 직원이 퇴근한 이후에도 머무는 손님들 차량에는 차량 안에 키를 둬 스스로 운전하거나 대리기사를 불러 떠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발레파킹 비용은 식당에 도착할 때 선불로 결제한다.
모임은 자정 무렵에 끝났다. 음주 상태였던 신혜성은 ‘당연히’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고 대리운전 기사는 10월 11일 0시 5분 무렵 도착했다. 대리기사는 신혜성이 지목한 국산 SUV 차량에 탑승해 운전을 준비했고 신혜성은 지인과 함께 차량에 탑승했다. 그렇게 차량이 출발한 시간은 0시 8분 무렵이다.
차량 목적지는 신혜성의 집이 아닌 지인 집이었다. 지인을 먼저 내려주고 집에 가기 위해서였다. 당연히 운전은 대리운전 기사가 했고, 차량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의 한 빌라에 도착해 지인이 하차했다. 다시 출발한 차량은 인근 편의점에 도착한다.
KBS는 신혜성이 편의점에 들른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공개했는데 신혜성은 입에 담배를 문 채 편의점에 들어가 과자를 고르고 계산한다. 잠시 후 다시 편의점에 들어온 신혜성은 라이터를 사서 다시 나간다. 편의점 밖 CCTV에는 차량이 정차해 있는 모습이 찍혔는데 여기까지 운전한 대리운전 기사는 차량에서 나와 떠난 뒤 신혜성이 편의점을 찾는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 신혜성은 차량으로 돌아가 조수석에 탑승한다. 그리고 잠시 후 후미등이 켜지고 차량이 움직인다.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으로 탑승했지만 이미 대리기사는 떠난 터라 이때부터 신혜성이 직접 운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차가 도착하자 비로소 신혜성이 운전 중인 차량은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감지한 경찰이 해당 차량의 앞뒤를 막자 결국 차량이 다시 멈춰 섰다. 도로 한 가운데서 10분 이상 정차한 비정상적 상황과 차량 안에서 나는 술 냄새 등을 이유로 경찰은 신혜성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신혜성이 네 차례나 측정을 거부하자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체포했다.
유명 연예인이 운전 도중에 잠이 들 만큼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 자체도 충격적인데 경찰은 신혜성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차량이 이미 절도 차량으로 신고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귀신’이 등장한다. 애초 신혜성 측은 음주운전은 인정하면서도 절도는 부인했다. 음주 상태에서 귀가하려 식당을 나왔는데 음식점 발레파킹 담당 직원이 키를 잘못 줘서 다른 차량을 타고 귀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혜성의 절도가 아닌 발레파킹 직원의 실수 때문이라는 해명인데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발레파킹 직원은 이미 퇴근한 상황에 신혜성이 음주 상태로 엉뚱한 차에 올라타 대리기사에게 운전을 의뢰한 것이기 때문이다. 차량마다 차 안에 키가 있어 문이 열리고 운전이 가능한 상황인데 신혜성 측은 차 문이 열리자 자신의 가방 안에 있는 키 때문에 열린 것으로 착각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발레파킹 업체 관계자는 “본인이 귀신에 씌어 가지고 남의 차를 끌고 간 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귀신’이 씌었다고 할 만큼 이상한 일이다. 만약 두 차량이 비슷한 색상과 차종이라면 혼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날 신혜성이 가져 온 차량은 외제 쿠페 차량이고 음주 상태에서 가져간 차량은 국산 SUV 차량이다. 전고가 낮은 특징의 쿠페와 전고가 높은 SUV를 혼동하기에는 차종이 너무 다르다. 게다가 차량 색상도 신혜성 차량은 검정색이고 음주 상태로 가져간 차량은 흰색이다. 결국 ‘귀신’은 신혜성을 만취하게 만든 술로 보인다.
발레파킹 직원의 실수가 아닌 신혜성이 자기 의지로 자신의 차량과 전혀 다른 타인 차량에 탑승해 대리운전을 의뢰하고 직접 운전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절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신혜성 소환 조사 등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절도 혐의가 아닌 불법사용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절도 혐의를 적용하기에는 만취 상태였음을 감안할 때 절도에 대한 고의가 입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타인의 차량을 타고 음주운전까지 한 터라 불법사용 혐의 적용은 불가피해 보인다. 자동차 불법사용은 주인의 동의 없이 자동차를 일시적으로 사용했을 때 성립하는 죄로 자동차 불법 영득 의사는 없다고 판단될 때 적용돼 절도와 차이점이 있다. 형량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단순절도죄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것과 비교하면 형량이 절반 수준이다.
신혜성은 2007년 4월 14일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바 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처분에 해당하는 0.097%였다. 그럼에도 채 4개월도 되지 않은 8월 8일 두 번째 솔로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컴백했다.
게다가 이즈음 신혜성은 마카오 등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까지 했고 그 사실이 적발돼 2010년 9월 상습도박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다시 컴백했다. 이번엔 절도 내지는 자동차 불법사용에다 두 번째 음주운전까지 더해진 대형 물의에 휘말렸다. 과연 이번에도 신혜성은 다시 컴백할 수 있을까.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