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상식 참가에 “동기부여 할 수 있는 좋은 자리”
이번 시즌 대부분의 경기(34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으며 팀의 주축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1골 4도움으로 힘을 보탰고 이를 바탕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선발돼 데뷔전을 치렀다.
이에 활약을 인정 받고 시즌을 마치고 치르는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초대를 받기도 했다. 강성진은 고영준, 고재현, 양현준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성인으로서 데뷔 시즌에 연말 시상식까지 참석한 강성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한 시즌을 치른 소감은.
프로에서 맞은 첫 풀시즌이다. 잔류해서 다행이지만 팀 성적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됐다면 마지막날 잔류를 확정하는 일은 없었을 것. 많은 보탬이 되지 못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발전해야한다. 한 시즌동안 느낀 것이 많다. 내가 가진 것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첫 시상식 참가다.
종규형이랑 같이 왔는데 마찬가지로 처음이라고 하더라. 좋은 자리니까 잘 느끼고 오라는 이야기 많이 들었다. 수상하게 된다면 영광스럽고 감사하고 기쁘겠지만 이 자리에 온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보에 좋은 형들이 많아서 다 너무 좋은 형들이라 누가 상을 타든 축하해 줄 것이다.
혹시나 받는다고 해도 스스로에게 칭찬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시즌이다. 앞으로 확실하게 해서 당당하게 시상식장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 다음번에는 수상을 하는 것이 한단계 성장하는 것이라고 보고 오늘 이 자리가 나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좋은 자리인 것 같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달라진점이 있다면.
작년에도 매일 형들과 함께 훈련한 것은 마찬가지. 작년은 새롭고 적응해야하는 시즌이었다면 올 시즌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금전적인 부분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준프로는 제한이 있다. 연봉이 올라가기는 했다(웃음). 어릴 때부터 프로에 오면 돈을 벌더라도 용돈을 받아쓰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 언젠가 경제관념이 좀 생기면 내가 돈관리를 하겠지만 그 시점을 정해놓지는 않고 있다.
올해부터 용돈이 좀 올라갔다. 어머니와 협상을 통해서 올렸다. 주로 먹는데 많이 쓴다. 용돈이 올라가면서 고민 없이 먹고 싶은걸 다 먹게 됐다. 원래 먹을 것에는 아끼는 편이 아니다. 물건을 사는 것에는 아직 욕심이 없다.
―시즌 중 기억에 남는 순간.
기분 좋았던 순간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을때, 팀이 승리했을 때다. FA컵 4강 연장에서 이겼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대표팀에 갔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생각지 못한 발탁이었는데 경기도 뛰었다.
자책했던 순간도 많다. 파이널B로 떨어지면서 FA컵 포함 대구와 3연전을 치렀는데 첫 두 경기에서 2연패를 했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리그에서는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골을 넣기도 했다.
내 오른발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만큼 아직 부족하다. 크로스나 슈팅 둘다 정확도, 파워가 강해져야 한다. 노력하는 만큼 오른발이 편해지는 느낌이 있다. 역시 하는만큼 성과가 있는 것 같다. 많이 연습하면 더 좋아지리라 믿는다.
오른발로 골을 넣었을 때 다음날 성용이 형이 '패스가 좋았다'고 말하시더라. 사실 내가 접는 동작으로 수비를 벗겨내면서 넣은 골이기는 하다(웃음). 오래 알고지낸 친구들은 '너가 어떻게 오른발로 골을 넣었냐'고 놀리기도 했다.
―FC 서울의 리그 일정은 끝났지만 FA컵이 남아있다.
FA컵 두 경기가 남았다. 리그 순위가 높지 못해 부족했던 것 같은데 마지막 2경기 만큼은 팬분들과 고생하신 모든 분들과 즐겁게 끝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