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총괄 박성우 부사장 회사 떠나, 보수적인 M&A 전략 변화 가능성…씨젠 “같은 역할 담당 전무 영입”
11월 15일 씨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박성우 부사장이 9월 30일 이후 면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부사장은 JP모건 홍콩 및 뉴욕,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IB 대표, 삼성증권 IB사업본부장, STX 그룹전략 및 M&A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대림산업 CFO(최고재무책임자)이자 M&A를 총괄하다 지난해 2월 씨젠에 합류했다. 그간 미등기 임원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
M&A 전문가인 박성우 부사장의 영입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씨젠은 “씨젠은 분자진단 전문 기업으로서 20년간 분자진단이라는 한 우물만을 파며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왔다”며 “박성우 부사장 영입을 통해 분자진단이라는 기존 분야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자진단은 유전자(DNA, RNA)를 분리한 후 증폭시켜 질병의 원인을 감별하는 진단 방식으로, PCR과 RT-PCR 기술이 핵심이다.
M&A를 총괄하던 박성우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씨젠의 M&A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진단키트 경쟁사인 SD바이오센서가 적극적으로 M&A에 나서 사세를 확장한 것과 달리 씨젠은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국내 연속혈당측정기 개발업체 유엑스엔, 브라질 진단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 독일 체외진단기기 유통사 베스트비온, 이탈리아 유통사 리랩 등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Meridian Bioscience)를 15억 달러(약 2조 원)를 주고 인수했다.
씨젠은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진단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씨젠은 코로나19 PCR 시약인 ‘올플렉스’를 내놓으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뛰었다. 씨젠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1219억 원에서 지난해 1조 3708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24억 원에서 6667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올 3분기 씨젠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1508억 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32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감소한 7307억 원, 영업이익은 61% 줄어든 1804억 원이다.
이와 관련, 씨젠 관계자는 “(박 부사장의 퇴임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같은 역할을 담당할 전무를 영입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