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KIA·한화 관심 보여…FA 시장 나온 포수 박동원·유강남·박세혁에게도 영향 미칠 듯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6일 FA 신청을 한 21명의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이들은 17일부터 10개 구단 모두와 계약이 가능하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포지션은 포수들. 올 시즌 FA 시장에 나온 포수는 모두 4명(SSG 이재원은 FA 신청 포기)으로 양의지, 박동원, 유강남, 박세혁이다. 포수는 삼성을 제외한 9개 팀에서 그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팀의 주전 포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그 팀은 다른 주전 포수를 영입해야만 한다. 그러다보니 연쇄 이동이 예상되는 것이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양의지의 행보는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양의지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포수가 없기 때문이다. 2018시즌 종료 후 FA 자격으로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긴 양의지는 이적 첫해 NC를 5위로 끌어올렸고, 이듬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안겼다. 4년의 계약 기간 동안 성적도 뛰어났다. 4년 평균 타율이 0.322, 평균 홈런도 25.75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잦은 부상으로 지명타자로 출전한 경기들이 많았지만 도루저지율은 10개 구단 포수들 중 가장 뛰어나다(양의지 0.422, 유강남 0.173, 박동원 0.355, 박세혁 0.221). 양의지의 유일한 걸림돌은 30대 중반의 나이. 그럼에도 공격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최고의 포수라는 데 이견이 없다.
NC는 양의지를 주저앉히는 데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NC로선 양의지가 없는 팀 전력은 상상하기 힘들다. 양의지 측과 협상을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NC는 백업 포수로 제몫을 했던 김태군을 삼성으로 트레이드 시킨 후 박대은, 김응민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해 양의지가 빠질 경우 큰 부담을 안을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양의지와의 협상이 순탄하게만 흐르진 않을 것이다. 양의지 영입에 나서려는 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확인된 바로는 두산, KIA, 한화 등이 양의지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이승엽 신임 감독의 취임 선물로 양의지 카드를 생각 중이다. 박세혁이 FA 시장에 나왔지만 박세혁보단 양의지한테 중심추가 기울어져 있다. 명분도 있다. 프로 생활의 시작이 두산이었으니 선수 생활의 후반전을 두산에서 마무리하는 것이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큰손’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혁 신임 단장이 공격적인 참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전력 보강이 필요한 포수 자원으로 양의지가 급부상 중이다. 하지만 양의지가 과연 한화한테 관심을 보일 것이냐 하는 의구심이 있다. 양의지 입장에선 오랫동안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팀으로 이적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에이전트는 “한화가 양의지를 영입하려면 어느 팀에서도 제시 못한 거액을 내놔야만 할 것”이라면서 “소문에는 양의지가 4년 전 NC에 입단했을 때 받았던 ‘4년 125억 원’을 크게 상회한 금액을 제시했다는 말도 들린다”라고 설명했다.
박동원과의 계약이 유력했던 KIA가 박동원의 FA 신청으로 ‘플랜 B’를 가동해 새로운 포수를 알아보는 중이다. 장정석 단장은 이전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의지 영입도 고려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KIA와 양의지의 동행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일까. 또 다른 에이전트는 양의지의 고향이 광주라는 점을 거론하며 KIA가 샐러리캡에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을 감수한다면 양의지의 KIA행은 단순한 ‘설’만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장정석 단장은 FA 영입 관련해서 대표이사와 단독 면담 후 가이드를 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2022시즌 1호 FA 선수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그러나 11월 18일 오후까지 FA 계약 체결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취재한 바에 의하면 유강남이 지방의 한 팀과의 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유강남이 이번 FA 시장에서 1호 계약 선수가 될 것인가. 양의지, 유강남, 박세혁의 에이전시는 모두 이예랑 대표가 있는 리코스포츠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