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 소수자’, ‘성평등’ 단어 빼
2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청소년 성교육 수요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1월 6일부터 12월 5일까지 중학교 1~3학년 40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학교에서 성 소수자 관련 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해 응답자의 77.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남학생(70.1%)보다 여학생(86.2%)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2학년(75.3%)과 3학년(77.4%)보다 1학년(81.2%)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학교 성교육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정보나 교육을 받아본 적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1.1%만 그렇다고 답했다.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고민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각 26.1%(성 정체성)와 30.7%(성적 지향)였다.
남학생은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해 고민한 경험이 각각 20.8%, 24.9%였고, 여학생은 각각 31.7%, 37.0%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자신이 성 소수자라는 생각이 들 경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복수응답)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생각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는 응답이 28.9%로 1위였다.
교육부는 앞서 새 교육과정(2022 개정 교육과정)을 행정예고하면서 기존에 정책연구진이 시안에 넣었던 ‘성 소수자’와 ‘성 평등’이라는 단어를 제외했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에 성 소수자를 명시하는 것이 청소년기 학생들의 성 정체성의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교육을 하려면 이를 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개정안은 우리 사회의 인권 담론을 후퇴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교육부는 고등학교 통합사회에 제시된 성소수자 용어에 우려가 있어 사회적 소수자를 폭넓은 관점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수정·보완했다고 설명했지만, 학교에서 성소수자 용어 사용 금지 및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식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전했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