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코치가 직접 연락 취한 뒤 협상 이뤄져…“우찬이도 자신 있으니 새 팀서 도전하지 않겠나”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차우찬은 2017년을 앞두고 4년 총액 95억 원의 조건으로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맺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기대에 부응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구속이 저하됐고, 급기야 지난해 도쿄올림픽 이후 수술대에 올랐다. 올 시즌 LG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 했던 그는 시즌 종료 후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통산 성적 112승 79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한 차우찬이 LG와 재계약하지 않게 되면서 그의 거취가 관심을 모았다. 롯데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차우찬과 삼성에서 인연을 맺었던 배영수 코치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배영수 코치가 직접 차우찬과 연락을 취해 상황을 체크했고, 이후 구단에서 에이전트를 만나 계약 관련 협상을 진행했다”며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배 코치는 차우찬 영입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제일 먼저 성민규 단장이 (차)우찬이 상황을 물어보셨다. 그래서 우찬이에게 연락을 취했고, 몸 상태 관련해서 물어봤다. 우찬이는 원래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 그동안 무리했었고, 그런 게 부상으로 나타난 터라 수술 후 충분히 쉰 부분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우찬이도 몸 상태에 자신이 있으니까 새로운 팀에서 도전해보는 게 아니겠나. 일부에서는 우찬이가 롯데에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위해 팀을 결정했다고 말하던데 가장 중요한 건 우찬이가 잘해야 한다. 선수가 실력으로 증명한 다음에 후배들을 챙길 수 있는 거지 그게 안 된다면 그 다음도 어렵다. 그걸 우찬이가 잘 알고 있다.”
배 코치는 차우찬이 시즌 준비를 잘해서 내년 스프링캠프 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롯데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크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차우찬은 자신을 믿고 기다리는 코치가 있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됐다.
배 코치는 롯데 투수진에 좌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굳이 그렇게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좌완이 많다고 해서 유리한 것도, 우완이 많다고 해서 불리한 게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차우찬과 옵션 계약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수의 재기 의지가 상당하다. 우린 선수에게 도움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상황을 제안했을 뿐이다. 그래서 옵션도 어려운 조항을 넣지 않았다. 선발로, 중간으로 나갔을 경우의 성적, 이닝 소화 등 저연차 선수한테 적용하는 옵션이 포함됐다. 가장 중요한 건 옵션 내용보다 선수가 야구를 잘하고 싶어 하는 의지다. 우린 그걸 높이 평가했고, 선수는 그런 기회가 주어진 부분을 받아들였다.”
과연 차우찬은 세 번째 팀인 롯데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마 스프링캠프에서 그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