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무죄 확신, 검찰 각본 짜 놓고 수사…‘윤심’ 경쟁하는 여권, 민심은 안중에도 없어”
정성호 의원은 검찰을 향해선 “수사 과정과 내용을 생중계하고 있다”며 피의사실 흘리기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를 두고는 “야당 당대표를 한 번도 안 만난 대통령이 있느냐”며 “지금 정권은 오직 정치 보복에만 관심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정성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10일 검찰에 출석했다.
“안타깝고 참담했다. 대선 주자였던 제1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윤석열 정부는 야당과의 소통은 전혀 하지 않고, 당대표를 정치적 탄압의 대상으로만 삼고 있다. 강도 높은 수사로 야당을 압박하고 있지 않나. 고물가 등 민생이 어려운 상황인데 지금 정권은 오직 정치 보복에만 관심 있는 듯하다. 이런 현실이 과연 대한민국을 위해 바람직한가.”
―이 대표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 수사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이 대표를 기소할 것이다. 이미 그림을 그려놓고 각본을 짜고 하는 수사다. 도대체 적극적인 행정을 어떻게 제3자 뇌물공여죄로 볼 수 있는지 상당히 의문이다. 성남 FC와 기업의 정상적인 광고 계약을 뇌물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광고비용으로 성남 FC 운영비와 세금을 절약했고, 그 혜택은 성남 시민한테 돌아갔다. 이 대표의 적극적인 행정의 결과였다. 그 결과는 시민 이익으로 돌아갔다. 기업들이 지역에서 여러 사업을 할 때 인허가 절차 등을 위해 행정 당국에 협조를 구하는 건 당연한 거다. 이재명 대표의 무죄를 확신한다.”
―성남 FC 후원금 외에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여러 사법리스크가 남아 있다.
“어떤 변호사에게 돈이 들어갔어야 변호사비 대납이 성립되는 거 아닌가. 쌍방울그룹 관계자와 이 대표가 전화 한 통이라도 했다는 증거가 나왔나. 이미 관련된 변호사들 개인 계좌는 물론 로펌까지 다 압수수색했다. 나온 게 없다. 도대체 어떠한 물증이 있는 건지 묻고 싶다. 전방위적 수사를 통해 쌍방울그룹의 약점을 잡아 오히려 다른 혐의로 사건을 만들어내고 왜곡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마저 든다. 검찰은 수사 과정과 내용을 생중계하고 있다.”
―검찰이 피의사실 흘리기를 하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 측근이었던 정진상 전 실장이 수사 받은 후에 수사 내용이 그대로 다 흘러나온다. 이번에 이 대표가 성남지청에 가서 조사받은 내용도 바로 특정 언론에 나오지 않았나. 검찰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그 수사 내용을 어떻게 알겠는가. 이게 과연 적법한 수사인가. 검찰이 제대로 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 내용과 주장을 흘려서 망신 주는 것이다. 국민들께서 유죄라는 편견을 갖게 만들기 위한 여론 재판이다. 아주 잘못된 수사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와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막역한 사이다. 이 대표가 이번 리스크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으로 보나.
“의연하고 당당하게 수사에 임했으면 한다. 제1야당 대표로서 국민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 정부여당 독선과 폭주를 막아내고 민생을 챙기는 게 최우선 아니겠나. 그런 의미에서 지금 민생 현안을 챙기고 민생 입법을 제대로 추진하는 데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당 일각에서는 ‘방탄 국회’ 프레임 우려가 나온다.
“도대체 어떻게 방탄을 하냐고 묻고 싶다. 정부여당이 검찰권을 남용해서 제1야당 대표를 사법 처리 하겠다고 달려드는데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가. 우리가 수사를 거부한 게 아니지 않나. 체포동의안 역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판단할 문제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당과 분리 대응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이재명은 이미 당대표다. 어떻게 분리될 수 있나. 이 대표는 이미 비공개 회의 등에서 ‘내 문제니까 내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 대표인 상황에서 이미 분리가 가능하지 않다.”
―최근 이 대표를 향해 “사법 리스크는 자신이 맞서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
“결국 당 대표가 피의자다. ‘이 수사는 내가 책임지고 잘하겠다. 당은 민생 현안에 잘 대응하라’고 말씀하는 게 좋다는 취지였을 뿐이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그렇게 하고 있다.”
―이 대표 검찰 출석 때 동행하지 않았다.
“동행 여부가 이렇게 이슈 되는 게 참 이상하다. 중요한 선약이 있어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갔는데 최측근 좌장이 왜 안 갔느냐, 배신한 것 아니냐 이런 말은 너무 웃기지 않는가. 이 대표에 대한 지지자들의 애정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그렇다고 같이 간 걸 두고 방탄 행위라고 하는 것도 과한 거 아닌가. 정치적 동지가 검찰 조사를 받는데 힘이 되어주는 건 인지상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부터 중대선거구제를 거론했다.
“윤 대통령 의도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여야 의원 모두 현행 선거 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데 상당히 공감할 것이다. 소선거구제는 대표성, 비례성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결국은 정치 기득권과 지역주의를 강화한다. 정치의 양극화 또한 심화시키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만, 더 이상 이걸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선거 개혁을 통해 다당제가 된다면 연대와 연합의 정치가 가능하다. 이 문제는 국가 현안으로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여야 의원들이 열린 자세로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책임자들이 아직 물러나지 않고 있다.
“정말 심각한 문제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과거에도 서해 페리호 사건,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사고가 일어났을 때 국민을 위로하는 차원에서도 정치적 책임을 졌다. 대통령께서 검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유무죄로 법률적 책임만을 지려고 한다. 하지만 정치적 책임은 다른 문제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을 때에는 국민 위로와 진상조사 규명을 위해서 임명직 장관 등이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
―국회 국방위 위원이다. 최근 북한 무인기 침범을 두고 논란이 많다.
“윤 정부에서는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다 전 정권 탓만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북한 무인기가 침입했던 적이 있다. 이후에 무인기 대응책을 많이 세웠다. 그런데 이 사건은 대통령실이 있는 비행금지구역까지 침입한 것이다. 굉장히 중대한 안보상의 공백이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전 정권 탓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건지 비전이 없어 보인다. 대통령 취임 이후 이재명 사법 처리 외에는 국민들의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수사 외에는 한 게 없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등 경제 위기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 때려잡기 외에는 한 게 아무것도 없다. 국가적인 위기 속에서 야당과의 협력은 조금도 없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국민 통합이고, 국회 다수당과 협력이다. 취임 이후 야당 당대표를 한 번도 안 만난 대통령이 있나. (이 대표를) 잡아넣으려고만 하고 있다. 이러니 영수회담을 어떻게 하겠는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 경쟁이 치열하다.
“정치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 정부는 참 이상하다.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당 대표를 쫓아냈다. 이준석 전 대표를 봐라. 그야말로 박살 낸 것이다. 이 대표 덕분에 ‘이대남’ 표 얻어 당선된 것 아닌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당대표 경선 과정 중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대통령 의중을 경쟁했던 적이 없었다. 나경원 전 부위원장에 대한 태도도 봐라. 여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를 주저앉히려고 한다. 여당 지도부는 민심이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민주당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이재명 대표가 현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답과 같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여당에 대응해 유능하고 대안정당이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 대표가 어제(1월 12일) 발표한 긴급 민생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국민들을 위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국가 안보를 챙기는 안보 정당의 모습도 보여야 한다. 핵심은 결국 민주당이 민생을 챙기는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거다.”
―끝으로 설 연휴를 맞아 일요신문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일요신문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올해 여러분들이 희망하고 계획했던 모든 일들이 잘 풀리는 멋진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희망찬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