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 소문 신빙성 없는 것은 아니다…대통령 지지율이 점수라고? 중간점수일 뿐”
―최고위원 출마 계기는.
“윤석열 경선 캠프 수행실장을 시작으로 본선 캠프 수행실장, 당선인 수행팀장을 맡았다. 하루 18시간씩 10개월 동안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내 역할은 거기서 끝났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문제는 여당이 거대 야당 때문에 입법 활동으로 정부를 뒷받침 못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도 신년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되지 못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결국 고심 끝에 지도부에 들어가야겠다고 결단을 내리게 됐다.”
―최고위원으로서의 최우선 과제 하나 꼽는다면.
“아니면 말고 식의 문제 제기가 확산되기 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하겠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대표적인 가짜뉴스다. 해당 의혹 제기가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 지속될 때도 있다. 그러면 가짜뉴스를 진짜로 받아들이시는 국민들도 생기게 된다. 또 상임위별로 TF 구성해서 민생 관련 현안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본인을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 등 SWOT로 분석해 달라.
“강점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이다. 후보 시절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10개월 동안 모셨다. 대통령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안다. 대통령과 여당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여당·정부·대통령실의 원활한 소통 능력만 보자면 후보 중에 제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녔다고 본다. 역설적이지만 약점도 친윤계라는 점이다. 대선 활동은 제 의정활동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걸 얘기했을 때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기회는 내년 총선이 있다는 점이다. 어떤 시기보다 당정대 소통이 가능한 후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협은 대통령 국정 지지도 하락에 따라 친윤 의원들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사실 인연은 없다. 먼저 캠프에 참여한 선배·동료 의원들이 저를 추대해주셨다. 이후 제가 상임위에서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노력했던 것을 윤 대통령께서 눈여겨보시고 발탁하셨다. 윤 대통령도 정치가 처음이었다. 기존 정치인처럼 권모술수를 하지 않고, 자기 정치보단 올바르고 진실성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신예 정치인인 저를 찾으셨던 거 같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비윤계 후보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의힘 선관위가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등록후보자 적격 심사에서 음주운전을 두 번이나 한 허은아 후보를 통과시켰다. 허 후보는 대선 시절 수석대변인을 할 때 단 한 번도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관련한 논평을 낸 적이 없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질, 능력이 없다고 본다. 지난 이준석 지도부에 있던 분들이 또 출마하는 것이 마땅한지도 잘 모르겠다. 특히 비윤계 후보들이 대선 정국 때 뭐 하셨는지 묻고 싶다. 이준석 당시 당대표의 가출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때 지지율이 최저점을 찍었다. 또 자당 후보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정치인이 도대체 어디 있나.”
―‘비윤계’ 후보들이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윤계 비윤계로 당을 나누고 싶지 않다. 여론조사 결과도 부정하지 않겠다. 다만 친이준석계 후보들은 스스로 나왔으면 좋겠다. 김용태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 출마할 때도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해서 나와서 당선됐다. 이번에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후원회장으로 이 전 대표를 선임한 것만 봐도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을 끌어안겠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정국 때 59초 쇼츠 공약에서 음주음전은 살인행위라고 했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허 후보를 끌어안는 건 내로남불 아닌가 싶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 전 대표한테 여전히 당심이 남아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나경원 전 의원이 윤심 경쟁을 두고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자기 말 잘 듣는 검사 출신, 청와대 비서진들을 내리꽂는 공천을 하면 망한다”고 경고했다.
“공천 과정에서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지역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다만 원칙과 상식을 지키고 남을 비판했으면 좋겠다. 본인들은 그렇게 안 했는지 되묻고 싶다. 저런 말들이 대통령을 흔들고, 당과의 관계를 혼란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도 안 지났다. 당 내부에서 대통령을 공격하면 국정을 수행하기 너무 어렵다. 공천 과정에서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지역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김용태 후보는 이른바 ‘초선 연판장’을 두고 “조폭이나 하는 짓”이라고 했다(관련기사 [인터뷰]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윤핵관은 간신…국민과 당원 모두 알아”).
“해야 할 말과 안 해야 할 말이 있는데 선을 지켰으면 좋겠다. 본인도 같은 국민의힘 정치인으로서 조폭인가 되묻고 싶다. 김용태 후보는 일해서 번 돈으로 최고위원 후보 등록비 4000만 원을 냈는지 되묻고 싶다. 장예찬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엄카(엄마카드) 쓰지 말라고 한’것과 일맥상통한 질문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께서 순방을 가셨을 때 ‘해임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방 중인 대통령께 메시지를 내라고 부담을 준 것이다. 대통령은 경제 상황 절박함을 갖고서 직접 순방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로부터 30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고, 1호 영업사원이라고까지 했다.”
―안철수 의원이 친윤계로부터 축출돼 ‘제2의 나경원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할 것이란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안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진 모르지만, 사퇴할 것이란 그 말도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그동안 안 후보는 ‘끝까지 간다’ 해놓고선 대선과 서울시장에서 여러 차례 사퇴하고 단일화를 하지 않았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안 후보 사퇴 관련한 소문이 신빙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도 적지 않다.
“후보자들이 대통령한테 메시지를 요구해놓고선, 당무개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자기 마음대로 ‘안윤연대’를 표방했다. 다른 후보들 측에서 대통령한테 진짜냐고 질문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결국 대통령은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나와서 이야기한 거다.”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 신평 변호사가 안철수 의원이 당선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께서 신년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의 중요성을 언급하셨다. 탈당해서 신당 또는 분당을 한다면 총선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런 것을 고려하면 신 변호사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신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면 국정 운영 어렵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윤석열 정부 9개월 평가가 궁금하다. 김용태 후보는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지지율이 점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지율은 중간점수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지지율이 80%였는데,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용태 후보한테 묻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지지율을 얻기 위한 ‘쇼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서 개혁 과제를 완수하고자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