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값에 튼튼해 미국·일본 등지서 관심 폭발…“건축업계 흐름 바꿔놓을 게임체인저 될 전망”
먼저 미국이다. 요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3D프린팅 주택 수요가 부쩍 늘었다. 미국 부동산 정보사이트 리얼터닷컴이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66%가 “3D프린팅 주택에서 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존 주택보다 건축 비용이 저렴하고, 집 짓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내구성도 목재를 사용한 주택보다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미국 3D프린팅 건설회사 알퀴스트(Alquist)는 기존 주택 건설비용의 15%를 낮추는 데 성공했으며, 2023년에는 30%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버지니아주에 완공된 주택의 경우 침실 3개와 욕실 2개를 갖췄는데, 외벽을 짓는 데 단 28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속도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3D프린터를 이용한 건축이 안착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성 주택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3D프린터로 찍어내는 집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2019년 창업한 스타트업 폴리우스다. 이 회사는 2022년 건축기준법에 준거하는 형태로, 3D프린터 시공에 의한 첫 건축물을 완성했다.
3D프린팅 주택회사 세렌딕스도 2022년 3월, 24시간 이내 찍어내는 원형 주택 ‘수피아’를 선보였다. 내부 전기 설비는 사람이 해야 하지만, 총 3일이면 완성된다. 건축기준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크기로, 바닥면적은 10㎡(약 3평). 외벽과 바닥은 콘크리트를 원재료로 만들고,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구형으로 디자인했다. 건축 비용은 300만 엔(약 2900만 원)이다. 우선은 글램핑(고급 캠핑)이나 재해용 주택으로서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일본 매체 라이프해커는 “3D프린팅 주택이 건축업계의 흐름을 바꿔놓는 이른바 ‘게임체인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며 “싼 가격에 튼튼한 집을 빠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위해 수십 년 단위로 대출받을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를테면 3D프린팅 주택을 세컨드하우스로서 부담 없이 소유하고, 자동차처럼 주택도 교체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편 야후재팬에는 “주택 가격이 너무 높아 ‘마이홈’은 꿈꾸기조차 어렵다”며 “3D프린팅 주택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선택지가 된다면 적극 응원하고 싶다”는 댓글이 달려 높은 공감을 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