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대리 등 구체적 판단없어 황당하고 허탈” 심경 밝혀
홍원식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홍원식 회장 측은 계약 과정에서 법률대리인들의 ‘쌍방대리’ 행위로 인해 매도인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으므로 위 주식매매계약은 무효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며 “지난해 1심 재판부는 양 당사자 사이의 해당 계약 체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법률대리인들을 단순 ‘심부름꾼’ 수준으로 격하시키며, 쌍방대리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항소한 당사자에게 실질적인 입증의 기회를 단 한 차례도 주지 않고 이례적으로 3개월 만에 심리를 빨리 종결해 버렸다”며 “그 결과 법리에 관한 다툼이 충분히 심리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항소심 판결문에는 쌍방대리 등 쟁점과 관련한 아무런 구체적 판단이 없이 1심 판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다는 문구만 기재했다”며 “15억 원에 달하는 인지대를 납부하며 항소심에서 충실하고 성의 있는, 합리적 재판을 기대한 당사자로서 황당하고 허탈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상급심을 통해 쌍방대리 등에 대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구하는 동시에 허무하게 끝나버린 항소심 재판에 대한 억울함도 함께 호소하고자 대법원에 상고하게 되었다”고 상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과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주당 82만 원에 매입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며 같은 해 9월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한앤코 측은 주식을 계약대로 넘기라며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9일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 등 3명을 상대로 낸 주식양도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