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한 환경·무직·고립 등이 수명 단축…의학적 조건만큼이나 사회적 조건 중요
하버드대학, 매스제너럴 병원, 샌프란시스코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8가지 사회적인 핵심 요소를 발견했다. 이는 4년 동안 8250명의 성인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학 전문의 겸 과학자이자 교수인 사친 샤 박사는 “우리는 종종 장수에 대해 생각할 때 의학적 상태만 지나치게 강조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사회적 교류가 의학적 조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나이와 성별을 비롯해 자녀가 있는지, 고립감을 느끼는지,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자주 교류하는지 등 사회적 취약성 지수라고 불리는 10개 문항으로 이루어진 설문조사를 개발했다. 이 밖에도 연구진들은 미시간대학이 50세 이상 2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건강 및 은퇴 생활과 관련된 연구결과도 분석했다.
이렇게 해서 도출된 8가지 요인들 가운데는 더러운 동네에서 생활하는 것, 1년에 한 번 이하로 자녀들과 만나는 것, 자원봉사와 같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외로움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다른 연구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외로움이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코티솔이 다량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심장질환, 알츠하이머, 고혈압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을 앓을 위험이 높아진다.
장기간 일정한 수입 없이 무직인 상태도 수명 단축의 위험을 높인다. 이유는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포함해 건강관리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반면 지저분한 동네에 거주하는 것이 왜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런 환경이 사회경제적 지위의 지표가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건강관리 또는 균형 잡힌 식단에 대한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수명 단축을 예측할 수 있는 8가지 생활 요소들
△주변 환경이 지저분하다
△재정상태가 취약하다
△연 1회 미만 자녀들을 만난다
△급여를 받는 일정한 직업이 없다
△어린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없다
△자원봉사 활동을 하지 않는다
△고립된 느낌이 든다
△누군가에게 대우를 받거나 존중받지 못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