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불펜피칭-5~6월 마이너 등판-7월 빅리그 복귀 계획
“인대가 뼈처럼 변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하더라. 인대가 끊어지고 없어지면 수분이 빠지게 되고 그게 더 오래 방치되면 뼈에 달라붙어 기능을 못 한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인대의 기능이 없는 상태에서 공을 던졌다. 그러다 보니 주위 근육이나 관절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그로 인해 팔꿈치 뼛조각이 생겨난다. 내가 처음 류현진의 팔꿈치 상태를 확인했을 때 ‘도대체 이 팔로 메이저리그에서 4일 또는 5일 로테이션을 어떻게 해나갔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같았다. 인대가 제 기능을 못 해 선발 등판하고 나면 4, 5일 동안 팔이 회복이 안 됐다. 아무리 치료를 하고 약을 먹어도 회복에 한계가 있었다. 지금까지 그 팔로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의 한 자리를 지켜왔다는 게 정말 대단할 정도다.”
KBO리그에서 20여 년간 선수들의 재활과 트레이닝을 담당했던 장세홍 코치는 “한국 선수들 중 류현진과 같은 팔 상태로 공을 던진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현진이는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도 구위와 제구로 좋은 경기를 해냈다. 통증이 만성이 되자 거기에 맞춰 던지는 요령이 생겼다. 그건 정말 류현진의 재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현진이는 수술할 타이밍을 놓쳤다. 지난해 초반 패스트볼 구속이 87마일로 떨어질 때가 있었다. 그게 마지막 신호였다.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활한다고 시간 보내면 마지막 기회조차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 후 수술이 결정됐다.”
어느날 류현진은 장 코치에게 이런 질문을 건넨다. “코치님, 팔꿈치 통증 없이 공을 던지는 게 어떤 느낌일까요?”
장 코치는 류현진의 질문 아닌 질문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말한다.
“어느날 아침에 만난 류현진의 몸에 동전파스 몇 개가 붙어 있더라. 파스가 큰 효과가 없는데도 선수는 등판 전날 루틴처럼 파스를 붙이고 잤다. 야구선수의 어깨와 팔꿈치를 보면 그 선수가 어떻게 운동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자신의 통증을 천재성과 재능으로 버텨냈다. 그 통증이 없었다면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디까지 올라갔을지 궁금할 정도다.”
장 코치는 류현진의 복귀 로드맵을 ‘4월 중순 불펜피칭-5,6월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7월 올스타전 이후 복귀전’으로 예상 중이다. 지금 상태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고, 어쩌면 더 빠른 스케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건강 유지다. 자칫 서두르다가 부상이 재발될 수 있기 때문에 류현진과 장 코치는 최대한 서두르지 않고 계획대로 팔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은 공 던지는 감각이다. 그건 타고난 선수라 몸 상태가 건강하다면 금세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류현진의 올 시즌 후반기의 성적보다 내년 시즌 성적에 더 기대를 갖게 된다. 건강한 몸 상태라면 류현진은 분명 구속도 올라갈 것이고 구위와 제구도 안정될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