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업체 대표, 정장 하고 마라톤·스키·스노클링 도전…독특한 홍보 전략 호응 “함부로 따라하진 마세요”
최근 키나발루산 정상에 오른 산악인들은 이례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몸에 딱 맞는 스리피스 슈트를 입고, 한 손에는 메신저 가방을, 목에는 출입 카드를 건 채 남성이 산을 타고 있었던 것. 게다가 신발은 구두였다.
‘대체 왜 저런 차림으로 산에 오르지?’ 갸웃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 매체 ‘넥스트샤크’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일본의 맞춤정장 회사인 ‘사다오더슈트’의 대표이사 사다 노부타카(49)”라고 한다. 자사 브랜드 홍보를 위해 정장을 입고 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사다 대표는 다양한 도전을 해왔다. 워낙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 데다, 정장을 하고서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가령 오더슈트를 입고 후지산을 오르는가 하면, 도쿄 마라톤을 뛰고, 홋카이도 슬로프에서 스키를 탔으며, 후쿠오카 앞바다에서는 스노클링까지 했다. 그때마다 사다는 자신의 복장이 어떤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에도 그는 “열대 무더위와 빗속에서 표고차 2300m를 올랐다”며 “이 높이에서도 사다오더슈트는 업무 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만큼 깔끔한 수준을 유지했다. 키나발루 정상에서도 (옷차림은) 멀쩡했다”고 설명했다.
독특한 홍보 전략은 성공을 거둔 듯싶다. 풀정장 차림으로 등반하는 모습이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통해 확산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 사다 대표의 열정에 네티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고, “어딜 가면 이 옷을 살 수 있느냐”고 묻는 네티즌도 있었다.
일본 매체가 지금까지 해왔던 도전 중 가장 힘들었던 걸 묻자, 사다 대표는 도쿄 마라톤 대회를 꼽기도 했다. 그는 “통기성이 좋고 흡수속건성(땀을 흡수하고 건조시키는 기능)이 있어 정장을 입고 달리는 것도 괜찮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구두였다. 달릴 때 발이 너무 아파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눈에 띄는 차림이라 사람들로부터 “샐러리맨 힘내”라는 응원을 받았고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
사다 대표는 “개인적으로 등반 경험이 많을뿐더러 전문가들로부터 도움도 받고 있다”면서 “경험·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분은 절대 따라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더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