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가능성 없다, 결선투표서 승리할 것…이재명-김두관 조합 가장 괜찮다”
일요신문은 4월 21일 김두관 의원을 만나 출마의 변을 들어봤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김두관 원내대표가 가장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
“4월 17일 의원들에 보낸 친전을 통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번 슬로건을 ‘강한 원내대표, 이기는 민주당’으로 정했다. 우리 당이 대내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할이 막중하다. 윤석열 검사독재 정부의 침탈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막아내는 원내대표를 하겠다. 지금 윤석열 정부를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게 여소야대를 구성한 국회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과반 1당을 이뤄내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아낼 수 없다. 그런 차원에서 내년 총선은 승리가 절체절명의 과제다. 중도층을 견인해내 총선 승리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 이재명 대표-김두관 원내대표로 치르는 총선이 가장 그림이 좋지 않겠나.”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뽑는, 일종의 ‘반장선거’다.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당원들은 압도적으로 내게 원내대표 역할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동료 의원들은 선택의 기준이 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깜깜이 선거고, 가장 어려운 유권자들이다. 다른 후보들은 특정 계파에 속해있다고 하지만 결집력이 크지 않고, 의원 수로는 초·재선 그룹이 가장 크다. 의원들도 여론에 귀가 열려있고 출마자와의 친분 외에도 명분과 역할론, 총선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 동료 의원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다.”
―선거는 어떻게 전망하나.
“1차에서 투표 끝내려면 과반(85표)을 얻어야 하는데 후보가 4명이나 돼, 1차에서는 과반이 넘는 후보가 없을 것이다. 결선투표까지 갈 거라고 예측한다. 2등을 해서 결선투표까지 가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친명’ 김두관 홍익표 박범계, ‘비명’ 박광온 4파전이다. ‘친명계’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김두관 후보로 단일화하면 몰라도, 단일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미 후보 등록을 했고, 결선투표가 있기 때문에 단일화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친명·비명 나누는 기준도 언론이 나눠놓은 것이다. 지금 당 원내대표 하겠다고 나섰는데 당대표와 각 세울 후보 누가 있겠느냐. 과거로 치면 완전 ‘친명’이라고 할 후보는 없다. 홍익표 후보도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했지만 지금은 ‘범명’으로 이동하는 전략을 세웠다. 누구 하나 딱 앞서는 후보 없이 오리무중이다.”
―이재명 대표와의 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와는 인연이 있었나.
“오래 됐다. 내가 2005년 자치분권전국연대 상임고문을 할 때 이재명 당시 변호사가 경기도 대표를 했다. 그때 인연이 됐고,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나는 경남도지사가 되고,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에 처음 당선됐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들 앞에 송구스러운 일이다. 지도부가 즉각 당의 입장으로 사과를 했고, 송영길 전 대표 귀국도 촉구했다. 송 전 대표도 기자회견 후 조기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진실하게 해명하는 게 도리다.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혐의가 없으면 복당하더라도 송 전 대표를 출당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지고 재발방지를 위한 정치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그나마 납득할 수 있다.”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은 수사권이 없고, 증거도 다 검찰에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검찰이 정치적으로 조금씩 사건 내용을 흘리면서 총선까지 끌고 갈 수도 있다. 그러니 개인적으로는 당내에 진상조사위를 꾸려서 우리가 진상파악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 또한 김용민 장경태 의원 등이 ‘돈봉투 지라시’ 유포자를 고발했다. 빨리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애초에 윤석열 정부가 잘할 거라고 기대했던 분들이 별로 없다. 윤 대통령 본인이야말로 정치 초보가 아닌가. 염려대로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서 연이어 외교참사가 터지고 있고, 전세사기 사건을 비롯해 심각한 국내 현안도 나타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경청하고 야당과 협치해야 하는데, 취임 1년이 되도록 야당 대표를 초대해 영수회담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4·19 혁명 기념사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사기꾼’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검찰총장 때처럼 독주하려고 한다. 매우 염려스럽다.”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외교적 성과가 없다. 이미 방미 전부터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 도청 문제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 로이터 인터뷰로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해 한국 안보 긴장을 고조시켰다. 반도체 지원법이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협상도 어려워 보인다. 한미동맹 70주년으로 방미해 정상회담과 상·하원 합동 연설도 예정돼 있는데 기대보다는 사고를 칠까 염려가 앞선다.”
―마지막으로 원내대표 선거 각오는.
“민주당과 당대표를 검찰에 내줄 수 없다. 개혁입법도 잘 마무리하고 내년 예산 투쟁을 통해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 이를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당 지도부 일원으로 역할을 하겠다. 나는 민주당에 어려운 영남지역에서 정치를 했다. 그러다보니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 모든 선거는 30% 정도의 중도층을 견인해내야 승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 대표-김두관 원내대표가 가장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