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배우란 이유로 대본 뺏어가며 모욕…KBS2 ‘효심이네 각자도생’ 이어 작심 발언
5월 17일 허정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배우 고규필과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그 역시 이전에 드라마 제작사 대표로부터 '캐스팅 갑질'을 당했다고 밝혔다. 허정민은 인스타그램에 "10년 전 요맘때 KBS드라마 미니시리즈 대본 리딩실을 기쁜 마음으로 뛰어갔었다. 이 드라마로 빚을 갚겠다, 성공하겠다, 내 꿈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3층 복도에서 낯선 사내가 나와 고 배우의 뒷덜미를 붙잡고 구석 골방으로 끌고 갔다"며 "(그 사람이) '내가 이 드라마 제작회사 대표인데 내가 잠깐 해외에 출장 갔을 때 너희 같은 놈들을 감독 마음대로 캐스팅해서 열이 뻗친다' 하더라"라고 폭로했다.
이어 "그러고서는 나의 손때 묻은 대본, 고 배우의 대본을 그 자리에서 뺏더니 '이거는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야. 나중에 잘 돼서 다시 와' 하는데 내 역할은 나중에 보니 초 머시기 아이돌이 하더라"라며 "힘이 없던 고 배우와 나는 KBS 옆 술집에서 엉엉 울며 술만 냅다 들이켰다. 대표라는 놈한테 대본을 뺏기지 않으려는 고 배우의 손 떨림을 잊지 못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10년이 지났는데 솔직히 나의 작은 돌멩이가 이렇게 크게 될 줄 몰랐다. 하루 종일 어리둥절했다"라며 "근데 뭐 기왕 이리 된 거 그냥 하소연 좀 하려고. 적당히 좀 해라 제발…그 고 배우는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배우가 됐고 나는 나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글이 이슈가 되자 허정민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배우 고규필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자신이 글에 언급한 '고 배우'가 고규필임을 밝혔다. 대화 내용에서 그는 "규필아. 나의 인스타에 기사에 고 배우는 너야. 언급해서 미안해. 네가 지우라면 지울게"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고규필은 이에 "아니야, 힘내. 조만간 소주 한 잔 해"라며 응원을 보냈다.
앞서 허정민은 지난 5월 16일 최근 KBS2 새 주말 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 출연 제의를 받고 약 2개월 동안 준비했지만 작가의 캐스팅 반대로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효심이네 각자도생' 제작진 측은 "김형일 감독과 허정민 배우가 지난 3월 말 단 한 차례 미팅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이후 제작진 논의 결과 극중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2주 후인 지난 4월 중순 매니지먼트에 위와 같은 사실을 알렸다"라며 "출연 불발 관련, 작가는 캐스팅에 전혀 관여하지 않음을 밝힌다. 배우의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허정민은 인스타그램에 추가 입장문을 올려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처음에는 캐스팅이 돼 있었는데 작가님의 개입은 없었고 그냥 제작진의 판단으로 캐스팅을 무산시킨 거고 저는 뒤늦게 통보를 받고 미친 X처럼 글 올리고 난리부르스를 친 거네요. 제작진 배우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제가 많이 모자랐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효심이네 각자도생'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불발에 대한 사과를 받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