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연비·초기 반응 등 합격점에 안전성도 강화…전작보다 인상된 가격도 용인 가능한 수준
코나EV의 외관은 전기차답게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갖췄다. 1세대 코나EV의 외관도 전기차의 느낌을 살렸다고 하지만 코나에서 일부 디자인을 변경했을 뿐이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2세대 코나EV에는 여러 곳에서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다. 우선 코나EV 앞뒤에 있는 파라메트릭 픽셀 조명이 눈에 띈다. 그저 심심한 불빛이 아닌 영화에서 볼 법한 미래차에 걸맞은 조명 디자인이다.
측면부에 있는 아치 디자인은 아이오닉5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측면부 아치 디자인이 현대차 SUV 전기차의 상징이 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스포일러 등 새로운 디자인 요소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내부에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코나EV의 외부 디자인은 미래 지향적이었지만 내부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클래식한 느낌이었다. 디스플레이 아래 각종 조작 버튼은 익숙한 은색으로 구성됐고, 디자인도 고전적이었다. 자동차업계가 실내 조작 버튼을 최소화하는 최근 추세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공간은 소형 SUV임을 고려하면 꽤나 넉넉했다. 키가 175cm인 기자가 좌석에 앉았을 때 머리 위로 주먹 두 개 정도의 공간이 남았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도 발을 뻗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코나EV의 전장은 4355mm, 전폭은 1825mm다. 전고는 루프랙 선택 시 1580mm, 선택하지 않을 시 1575mm다.
코나EV는 전기차답게 액셀러레이터(액셀)의 초기 반응이 빨랐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액셀을 밟아도 도심 내에서는 만족할 만한 속도가 나왔다. 다만 일정 속도가 넘어간 후에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세기로 가속이 이뤄졌다. 브레이크 페달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차량의 속도는 빠르게 급감했다. 급정거를 해야 할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도 세게 밟았다.
페달 밟는 세기에 적응이 어렵다면 i-페달 모드로 주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회생 제동 단계를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절하면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하지 않고도 정차가 가능하다. 액셀을 밟으면 차량 주행이 시작되고, 액셀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차량이 멈추는 구조다. i-페달 모드 적응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차가 잦은 도심에서 i-페달 모드로 주행하면 다리에 느껴지는 피로도가 확실히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코나EV는 에코, 노말, 스포츠, 스노우 등 네 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스포츠의 경우 확실히 힘이 붙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다른 차량의 스포츠 모드와 비교하면 코나EV의 노말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 느낌이었다. 에코 모드도 마찬가지였다. 에코 모드는 상대적으로 가속이 늦지만 노말 모드와 비교해 대단히 큰 차이는 아니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안정적인 주행 능력은 코나EV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 중 하나였다.
코나EV의 복합연비는 5.5km/kWh다. 그런데 기자가 이날 코나EV를 타고 달린 거리는 173.8km, 연비는 6.8km/kWh였다. 상당한 연비 효율을 보여준 셈이다.
이처럼 코나EV는 진보된 기술력에 뛰어난 연비, 빠른 초기 반응 등 긍정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일부 기능이나 페달 세기 조절 등도 차량에 적응만 하면 해결될 문제다.
코나EV가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은 안전 문제와 가격이다. 코나EV는 전작을 의식했는지 안전성을 한층 강화했다. 코나EV는 문 열림부 및 센터 필라의 강성을 보강하고, 고강도 한스탬핑 소재를 적용했다. 배터리에도 고전압 내부 단락 등에 강건 설계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EV의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4654만 원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4968만 원 △롱레인지 모델 인스퍼레이션 5323만 원이다. 전기차 구매 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혜택과 구매보조금을 반영하면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은 3000만 원대 초중반,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은 3000만 원대 중반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세대 코나 EV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4000만 원 초반대에서 4000만 원 후반대였다. 2세대 코나EV에 약간의 가격 인상이 있었던 셈이다.
1세대 코나EV 출시 후 수년이 지난 것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 가격 인상은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다. 오히려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코나EV의 최첨단 성능과 디자인,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고려하면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줄 수도 있는 차량이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