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인 수준에서 제공” 해명했지만 “어떻게 ‘꿀자리’만 죄다 연예인” 대중들 비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은 지난 4월말 진행된 티켓 예매에서 이틀 전석(10만 1000석)이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비욘세, 휘트니 휴스턴, 스팅, 마룬파이브, 레이디 가가, 에미넴,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샘 스미스 등 해외 유수의 팝스타를 초청해 온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서 관객들이 꾸준히 내한을 손꼽아 기다려 온 스타였기에 최고가 25만 원에 달하는 티켓값도 이 같은 티켓팅 전쟁을 막지 못했다.
공연이 대부분 그렇듯 티켓의 일정 매수는 초대권으로 풀렸다. 특히 연예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 내한 콘서트였던 만큼 양일 모두 현장 객석에서 연예인들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지드래곤과 르세라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레드벨벳,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븐틴, NCT, 더보이즈, 갓세븐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송혜교, 이수혁, 조세호, 송은이, 배구선수 김연경 등이 공연에 참석했다.
문제는 이들 중 일부가 1열 그라운드석을 연달아 차지했다는 점이다. 1열 그라운드석은 무대와 가장 가까운 맨 앞열 정중앙석으로 더욱 현장감있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예매가 가장 어려운 좌석으로 꼽힌다. 한 네티즌은 "해당 좌석은 현대카드 회원 선예매 당시에도 예매 불가 처리돼 있어 의아함을 낳은 좌석"이라고 지적하며 "비연예인 VIP 회원들에게도 예매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좌석이 연예인들에게 초대석으로 풀린 게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초대권 논란이 불거지자 현대카드 측은 6월 19일 언론을 통해 "초대권은 통상적인 수준에서 전해졌다"며 문제가 된 그라운드석 예매는 각 연예인 소속사에서 일괄 구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초대권이 아니라 유료로 좌석을 판매한 것이니 특혜가 아니라는 취지인데, 이 해명이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티켓 예매를 위해 100만 명이 넘게 몰렸던 판에 다수의 좌석을 연석으로 예매하는 것은 매크로가 아니면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속사의 티켓 구매 요청을 받고 특정 좌석을 미리 빼놓은 뒤에 일반 예매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또 다른 의혹도 불거졌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꿀자리'를 차지하는 동안 비연예인 관객은 시야제한석(무대 장치나 조명 등으로 인해 일부 시야가 제한되는 좌석)을 넘어선 '관람불가석'을 예매해야 했다는 후기가 공개되면서 대중들의 공분을 다시 사기도 했다. 지난 6월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브루노 마스 콘서트를 다녀왔다고 밝힌 이용자 A 씨는 "(공연장에) 입장해서 진심 황당했다. 무대와 전광판이 아예 안 보이는 벽 뷰였다"라며 "시제석(시야제한석)도 아니고 제 값주고 샀는데 공연 후 환불을 어떻게 받아야 하냐"고 질문글을 올렸다.
A 씨가 글과 함께 게시한 사진 속 A 씨의 좌석 바로 옆에는 커다란 벽이 시야를 완전히 막고 있었고 무대는 그 벽에 가려져 아예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A 씨는 해당 벽 뷰 좌석 두 곳을 현대카드 20% 할인을 받아 각 6만 1600원에 예매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좌석은 A등급 좌석으로 현대카드가 같은 층 일반 좌석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시야제한석에 해당하지 않아 정가에 판매됐다.
당초 현대카드 측은 티켓 예매 오픈 공지를 통해 "P, R, S, A석 중 일부 좌석은 스피커 타워, 국기게양대, 성화봉송대 등 공연장 내 설치물로 인해 일부 시야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 씨의 경우 전광판조차 아예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시야제한이 아닌 아예 관람불가인 좌석을 할인 없이 정가로 구매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초대권과 다소 미심쩍은 일괄 구매로 좋은 좌석을 독식하는 한편 일반 관객들이자 현대카드 실이용자들은 푸대접을 받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현대카드를 쓰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공연기획 담당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통상적으로 내한콘서트를 비롯한 공연에서 연예인들에게 초대권을 주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기 때문에 초대권 제공 그 자체만으로 대중들이 분노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문제는 가장 좋은 자리를 다수의 연예인이 차지했다는 점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렸을 때 한 번에 여러 좌석을 예매할 수 있었다는 것, 심지어 초대권 이슈가 있는 이들이 그것을 성공했다는 게 개별 예매라는 해명만으론 해결이 안 될 의문을 낳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현대카드 측은 정확한 초대권 발매 상황과 그라운드 앞열 위주의 제공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