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소유자 지정 해제 피하려 꼼수 건축 허가…자동차 관련 시설물 숙소로 사용
거제시 능포동 474번지 일원에 위치한 차고지는 경상남도 제2001-108호(2001년 4월 28일) 고시에 의해 도시계획시설 자동차정류장으로 지정됐다. 경원여객은 해당 부지를 경상남도에 차고지로 신고해 지금까지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능포동 자동차정류장은 국토계획법 시설일몰제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만기 20년이 도래하는 2021년 4월 27일에 지정이 해제토록 돼있었다. 20년이 도래하기 전에 사업시행자 지정·실시계획인가를 받으면 자동으로 연장된다.
그런 가운데 거제시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지속적인 자동차정류장 확보를 위해 고시 ‘제2019-174호(2019년 9월 26일) 거제도시계획시설(자동차정류장) 사업시행자 지정·실시계획인가’를 진행하면서 해당 부지 소유자인 임 아무개 씨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 사업 착수예정일을 허가일로부터 1년 이내로 하고 준공예정일을 허가일로부터 4년 이내로 정했다.
이에 자동차정류장 사업시행자 임 씨는 2019년 9월 23일 자동차정류장 건축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후 임 씨가 사업지에 펜스를 설치한 후 아무런 공사도 하지 않으면서 2021년 9월 3일 돌연 착공연기 신청을 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시설일몰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해당 부지가 아직 농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임 씨가 자동차정류장 건축허가를 취득하기 이전에 이미 경원여객이 농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 개발행위 허가도 없이 해당 부지에 콘크리트 포장을 했고, 농지를 주차장으로 지목변경도 하지 않아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정보관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부지에 설치한 임시가설건축물을 자동차관련시설물로 허가를 받은 후 현재 경원여객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사람이 기거하는 곳은 주택이지 자동차관련시설물이 아닌 까닭에 건축법에 따른 용도 외 사용에 포함된다. 거제시 건축과의 행정지도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거제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 “허가일로부터 4년이 도래하는 올해 9월까지 준공을 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도시계획시설 지정을 해제할 것인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능포동 지역민 A 씨는 “자동차정류장으로 지정받아 경원여객에 임대사업을 펼치는 것이 자동차정류장을 건축하는 것보다 남는 장사인데 뭣 하려고 돈을 들여 건물을 신축하겠느냐”며 “자동차정류장 지정이 해제되지 않도록 하려고 꼼수를 부리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경원여객 관계자는 “능포동에 있는 차고지는 이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다. 콘크리트 포장은 임 씨가 한 것”이라며 “가설건축물은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땅 주인한테 해명하라고 이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땅 주인 임 씨의 해명은 들을 수가 없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