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에서 수확한 커피원두 1kg 당 230만원에 팔려
10여 년 전 어느 날, 브라질 이스피리투산투에서 커피 농장을 운영하는 엔리케 슬로퍼는 농장을 가득 메운 새떼를 보고는 기겁하고 말았다. 커피 농장을 습격한(?) 새들은 칠면조와 비슷하게 생긴 몸집이 비교적 큰 자쿠새들이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는 이 새들이 복덩이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새들을 보고 당황했던 그는 즉시 환경보호 기관에 전화를 했지만 이렇다 할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그들 역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한동안 새떼로 골치를 썩었던 그는 하는 수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 먹었다. 차라리 자쿠새들을 이용해 사업 수완을 발휘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바꾼 것이다.
그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명품 커피로 알려진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수확하는 커피인 루왁커피를 본뜬 커피 품종을 개발해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는 옳은 결정이었다.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자쿠새의 배설물에서 커피 원두를 수확하는 데 성공했으며, 심지어 그저 그런 커피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쿠버드 커피’를 탄생시켰다. 맛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신맛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 커피는 프랑스, 영국, 일본 등의 고급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령 해러즈 백화점에서의 판매 가격은 1kg에 1400파운드(약 230만 원)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