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태군 FA 앞두고 다년계약 고려
삼성은 그동안 ‘포수왕국’으로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구단의 주전 포수급 자원을 3명이나 보유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강민호와 안정된 수비가 강점인 김태군, 그리고 2022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재성이 수비와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렇듯 포수 자원이 풍족했던 삼성은 그동안 여러 팀들과 여러 차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 봤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러다 지난 주 갑자기 트레이드가 진행됐고, 7월 5일 마침내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김태군은 올시즌 경기 출전에 대한 갈증이 컸다. 올시즌 삼성 포수들의 출전 이닝을 살펴보면 7월 3일 현재 강민호 379.2이닝 김태군 179이닝 김재성 50이닝이다. NC에서 FA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태군은 강민호와 경기를 배분해 나갈 거라 예상했지만 강민호가 타석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김태군은 올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를 맞이한다. 누구보다 경기 출전에 대한 간절함이 컸던 상황에서 KIA로의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김태군 트레이드는 삼성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심재학 단장 부임 직후 삼성에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가 성사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삼성이 먼저 움직인 것이다.
KIA는 2022년 4월 당시 키움의 포수 박동원을 받고 김태진과 현금 10억 원, 2023시즌 신인선수 지명권(2라운드)을 내준 적이 있었다. 박동원도 2022시즌을 마치면 FA로 풀리는 터라 KIA에선 당연히 박동원을 잡으려고 했지만 장정석 전 단장과의 불미스런 일이 불거지면서 FA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이런 경험이 있는 KIA로선 또 다시 FA를 앞둔 베테랑 포수를 영입하는 거라 트레이드를 앞두고 다양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취재한 바에 의하면 KIA는 김태군을 데려오면서 다년 계약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군 측도 KIA 이적 후 FA 시장을 바라보기 보단 KIA와의 다년 계약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KIA는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베테랑 포수의 존재가 필요했다. 포수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KBO리그 시장에서 김태군이 갖는 무게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김태군이 삼성에서 FA 시장으로 나올 경우 KIA가 김태군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KIA는 삼성의 트레이드 제안을 받고 4,5일 정도 고민하다 7월 4일 최종 결정했고, 삼성에 트레이드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구단 대표이사와 그룹의 재가를 거쳐 오늘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KIA와 김태군이 다년계약을 하게 된다면 계약 기간은 3년, 연봉 총액은 20억원 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김태군의 경기 출전 횟수가 많지 않았고, 34세의 나이가 다년 계약 협상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