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와 추격조 역할 분담 확실히 할 계획…선수들 시간 두고 지켜보겠다”
급기야 KIA는 김종국 감독의 요청에 따라 정명원 투수코치를 잔류군으로 옮기고, 서재응 잔류군 코치를 1군 투수 코치로 보직 변경했다. 29일 함평에 있다가 점심 때 보직변경 소식을 듣고 광주로 이동 후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LG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서울로 이동한 서재응 코치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KIA는 전반기 내내 선발진에 균열이 생기면서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졌고, 결국 마운드 전체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에 대해 서재응 코치는 KIA의 마운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명원 코치님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투수들을 잘 이끌어오신 걸로 알고 있다. 선수들도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고, 좋은 결과도 나타냈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과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계획대로 마운드가 운영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불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시즌 초반 1점 차 승부에서 이기려는 상황을 만들다 보니 이닝이 늘어났을 수 있다. 아직 시즌 중반도 안 됐고, 진행 중이니 조금 더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서 코치는 불펜 투수들의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겠다면서 필승조와 추격조를 구분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세한 부분은 김종국 감독님과 더 논의해봐야겠지만 필승조 선수들은 6회부터 준비할 것이다. 아직은 7, 8회 어떤 투수를 내보낼지 정하진 않았다. 역할은 구분해놓겠지만 경기 내용을 보고 그에 맞는 불펜 운영을 할 예정이다.”
5월 29일 재정비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간 KIA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복귀 시기도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서 코치는 “감독님이 2군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보고 내용이 좋다면 감독님이 복귀 일정을 정하시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6월 27일 광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이의리는 4.2이닝 동안 2피안타 6사사구를 허용하며 6실점했다. 평균자책점도 4.1로 껑충 뛰었다. 무엇보다 구속 저하가 눈길을 끌었다. 김종국 감독은 이의리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문제는 이의리가 빠진 선발진에 공백이 크다는 사실. 서 코치는 이와 관련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차례 정도 로테이션을 거르겠지만 다음주부터는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고, 휴식을 취한 만큼 다시 이전의 모습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의리가 돌아오면 선발진에 한 자리만 비는 건데 그때 불펜데이를 펼치거나 아니면 2군에서 선발을 올리는 등의 방법이 추후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서재응 코치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에 의해 잔류군을 맡게 됐을 때 이런저런 소문이 나돈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시즌을 돌아봤을 때 결정적인 순간에 투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고 생각한다. 팀한테 도움이 못 됐고, 결국엔 감독님한테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시 역할 부족을 통감했다. 코치의 보직은 위에서 결정하는 일이다. 1군이 아닌 잔류군이라고 해서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기회가 주어진 덕분에 재활하는 선수들의 상황을, 심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서 코치는 1군 투수코치로 복귀했다고 해서 바로 선수들과 개별 면담을 하기보단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선수들한테 큰 변화를 느끼게 하기 보단 한발 뒤에서 지켜보며 서서히 편하게 다가가고 싶다. 처음 만나는 사이도 아니고 서로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터라 금세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KIA는 6월 29일 현재 올스타 휴식기 전인 7월 13일까지 12게임이 남았다. 서재응 코치는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도록 마운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