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 원 살포’ 윤 의원 구속, ‘1100만 원 전달’ 이 의원 귀가…송영길 전 대표 등 수사 빨라질 듯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중심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돈봉투 살포 의혹은 일파만파로 번져나간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복수 현역 의원이 의혹 중심에 섰고,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입장까지 됐다.
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2022년 6월 처음 이뤄졌다. 국회 회기 중 이뤄진 영장청구로 체포동의안이 청구됐다. 둘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되면서 영장신청은 자동적으로 기각됐다. 검찰은 불체포특권이 없는 비회기 기간에 다시 영장을 청구했다. 국회가 방탄을 잠시 벗은 사이 윤 의원과 이 의원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윤관석 의원은 2021년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과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에게 300만 원씩 총 6000만 원을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성만 의원은 2021년 3월 송영길 캠프 관계자에게 1100만 원을 제공하고 2021년 4월 윤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았다. 두 의원 모두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8월 4일 윤 의원과 이 의원이 출석하는 장면에도 묘한 차이가 있었다. 윤 의원은 오전 9시 24분경 법원에 출석해 “법원 심사에 성실히 임하고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의 질문에 대해 윤 의원은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오전 9시 37분경 법원에 출석해 “검찰 구속영장 청구가 얼마나 부당한지 잘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2022년 10월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서 휴대전화를 바꿨는데, 그걸 증거인멸로 삼으면 부당하다”면서 “검찰이 냉정을 갖고 합리적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증거인멸은 전혀 없다.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도 제출했고, 비밀번호도 다 알려드렸다”면서 “현직에 계시는 아무개 장관은 안 그랬지만, 저는 성실히 다 가르쳐드렸다”고 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온 종일 진행됐다. 8월 4일 오후 11시경 실질심사가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판사는 윤관석 의원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창훈 영장전담판사는 이성만 의원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청구된 영장을 기각했다.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현역 의원이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속된 윤 의원은 앞으로 최대 20일 동안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검찰이 구속기소를 하게 된다면 구속 가능 기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일각에선 윤 의원이 구속되면서 돈봉투 의혹 핵심 인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돈봉투 살포 대상 현역 의원이 특정된 만큼, 다른 현역 의원들이 수사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