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란커배 결승 패배 후 절치부심…입단 11년 만에 33번째 타이틀 획득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속개된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2국에서 신진서 9단이 셰커 9단을 226수 만에 백 불계로 꺾고 종합전적 2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6월 란커배 결승3번기에서 중국 구쯔하오 9단에게 1-2로 역전패해 우승컵을 내줬던 신진서는 절치부심 끝에 응씨배 우승컵을 거머쥐며 세계대회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렸다.
1국에 이어 2국 역시 신진서의 완승이었다. 흑을 든 셰커는 초반부터 실리를 벌어들이며 선실리 후타개 작전을 들고 나왔지만, 두터움을 앞세운 신진서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했다. 이후 마지막까지 승부수를 연발하며 판을 흔들어 봤지만 신진서의 냉정한 마무리에 결국 돌을 거뒀다.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에게는 단일 바둑대회 상금으로는 최고인 40만 달러(약 5억 3600만 원)와 우승트로피가 주어졌다. 준우승한 셰커에게는 준우승상금 10만 달러(약 1억 3400만 원)와 준우승 트로피가 수여됐다.
이번 대회 본선은 2020년 4월 막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5개월 뒤인 9월 본선 28강∼8강을 치렀고, 2021년 1월 이어진 4강에서 결승진출자 신진서와 셰커를 가렸다.
한국은 신진서의 우승으로 2회 대회 연속 중국에 넘겨줬던 우승컵을 2009년 이후 14년 만에 되찾아오는 데 성공하며 통산 6회 우승을 기록했다.
그동안 응씨배에서는 초대 우승자 조훈현 9단을 비롯한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최철한 9단 등 한국이 5회, 창하오, 판팅위, 탕웨이싱 9단 등 중국이 3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한편 올해 상금 7억 1000만 원을 기록했던 신진서는 응씨배 우승상금을 더해 단숨에 12억 4000만 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역대 연간 최고 상금 14억 4000만 원도 올해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신진서는 2012년 7월 입단 이후 11년 만에 통산 33번째 타이틀을 획득하며 역대 타이틀 순위에서도 단독 5위에 올랐다.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은 LG배 2회 우승과 더불어 삼성화재배, 춘란배에 이어 응씨배까지 5번째 우승이다.
유경춘 바둑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