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년’ 김웅용 검정고시 재수, 최연소 대학 입학 송유근은 표절…김은지 6단 ‘최연소 자격 정지’ 꼬리표도
#IQ 210 소년이었던 김웅용
김웅용 신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세계에서 IQ가 가장 높아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김웅용 교수는 다섯 살 때였던 1967년 일본의 후지TV에 출연해 대학교수가 임의로 낸 미적분 문제들을 척척 풀고, 방송에서 독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타갈로그어, 일본어, 한국어로 시를 짓는 모습도 보여줘서 큰 화제를 끌었다.
김웅용 교수는 일곱 살이었던 1969년 일본 방송에 출연한 뒤 대입검정고시 체력장에 참가했던 1979년 9월까지 10년 8개월 동안 언론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김웅용 교수는 1979년 9월 대입검정고시 체력장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다시 언론에 노출됐다.
김웅용 교수는 1978년에 대입검정고시에 한 차례 응시했으나 불합격했고, 다음 해인 1979년 4월에 합격한 사실이 알려졌다. 검정고시에 응시한 총 2763명 가운데 2420등으로 저조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그동안 암기 위주의 한국 교육 체계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IQ 210 천재에 나사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는 주장이 무색해졌다.
김웅용 교수는 충북대학교에 진학했으며 충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수공학 전공으로 토목공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강사 생활을 하면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2014년에 신한대학교 부교수와 경기북부개발연구원 부원장이 됐다.
#최연소 대학 입학 송유근
2000년대 초반에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아 천재소년으로 불린 송유근 씨도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 1997년생인 송 씨는 2004년 2월 SBS의 ‘영재 “학교 안 보낸다”’라는 뉴스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송 씨는 2차 방정식과 미적분을 수월하게 풀었으며,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영어 연설을 듣는 등의 모습이 비춰졌다.
송유근 씨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심석초등학교의 자체 평가를 거쳐 6학년으로 입학했다. 그리고 중·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1년 만에 마친 그는 2005년 10월 인하대학교 2학기 수시 ‘21세기 글로벌리더 전형’ 특이경력 분야로 자연과학대학 자연계열에 합격했다. 송 씨는 2006년 3월 만 8세라는 국내 최연소 나이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획일적이고 중립적인 대학 교육에 흥미를 잃었다면서 2년 만에 중퇴했다.
그 뒤 송 씨는 2008년 12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의 한국천문연구원 석박사 통합과정에 입학 허가를 받았으며, 2009년 2월 학점은행제를 통해 전자계산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송 씨는 학사 규정상 입학한 뒤 8년 안에 박사학위를 취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해야 했다. 천문우주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그는 2014년부터 논문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2015년 하반기에 SCI급 저널인 ApJ에 논문을 게재했으나 표절로 밝혀져 철회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송 씨는 대만 학자들과 함게 쓴 논문이 준 SCI급 학술지에 실리면서 졸업 여건을 갖췄다. 그러나 2018년 6월 박사 학위 최종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등 기본 요소를 갖추지 못해 결국 불합격 처리됐다. 결국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해 수료상태가 됐으며, 박사학위 취득 연한인 9년도 다 지나갔다.
#‘최연소 바둑기사’ 김은지
‘대한민국 최연소 바둑기사’라는 타이틀이 있었던 김은지 6단은 다섯 살 때인 2012년부터 어린이 바둑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천재로 주목 받았다. 입단하기 이전에는 SBS에서 방영했던 ‘영재 발굴단’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9년, 12세의 나이로 연구생 1조를 찍은 김은지는 2020년 1월 10일 여자입단대회를 통과해 입단했다.
김은지가 세계 최연소 프로 바둑기사 자격정지라는 오명을 쓰게 된 계기는 2020년 9월 29일, ORO 국수전 2020 24강전에서 이영구 9단과의 인터넷 대국이었다. 김은지(당시 초단)는 인공지능 카타고가 말하는 예측수의 90% 이상을 둬 바둑팬들과 유튜브 사이에서 크게 논란이 일어났다.
치팅(커닝)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던 김은지는 결국 프로기사들이 모인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너무 이기고 싶은 마음에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큰 물의를 일으켜 프로기사 선배님·바둑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적었다. 한국기원은 김은지에 대해 자격정지 1년을 의결했다.
김은지는 2022년 11월 효림배 미래 여제 최강전과 같은 해 12월 난설헌배에서 우승했다. 2023년 7월 열린 제1기 조아제약 루키바둑영웅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는데, 국내 여자기사로서는 최초로 혼성 신예기전 우승 기록이다. 김은지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호성적을 내고 있지만 치팅으로 자격정지를 당한 기사라는 꼬리표는 영원히 따라다니고 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