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HUG 보증규모 ‘15조→25조’로 확대…공공부문 역할 늘려 ‘공급부족’ 급한 불 끄기
가장 큰 골자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규모를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대출한도도 전체 사업비의 50%에서 70%까지 높여 금융회사(주로 은행)의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큰 회사에만 유리하던 보증 심사기준도 완화한다. 분양은 원활하지만 높은 금융비용 때문에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곳에 보증비율을 높여주면 금융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정책금융기관의 건설사 보증과 채권담보부증권(P-CB) 매입을 확대한다. 꽤 유용한 지원이지만 분양이 비교적 원활한 정상사업장만 대상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부실 사업장에 대한 해결방안은 여전히 모호했다.
부실 사업장 해법은 크게 사업 재구조화와 신규자금 지원이다. 재구조화는 지난 4월부터 해왔던 대주단 주도의 만기연장과 이자유예 채무조정을 계속하는 내용이다. 대주단 협약을 맺은 187개 사업장 가운데 152곳에서 재구조화가 진행됐지만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은 높아지고, 연체액 역시 계속 불어나고 있다.
신규자금 지원도 알려진 대로 금융권의 ‘자발적’ 갹출을 받아 펀드 규모를 1조 원에서 2조 원으로 확대하는 것이 유일한 조치.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곳은 경·공매를 통해 정리하겠다는 방침도 정부가 이미 수차례 반복했던 내용이다. 종합하면 정상 사업장은 보증지원으로 주택건설을 독려하고, 부실 사업장은 연명만 시키겠다는 접근이다.
오히려 이날 대책은 높은 이자와 원자재 비용 부담에 발목이 잡힌 민간을 대신해 공공이 좀 더 공급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내용에 무게 중심이 실렸다. 또 수도권 3기 신도시를 3만 호 이상 늘리고 민간이 추진하던 공공택지도 공공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신규 공공택지도 2만 호가량 늘리고, 규제를 풀어 공공주택 건설 기간도 최대 1년 이상 당길 계획이다.
민간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 항목으로 분류됐지만 부동산PF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도 있었다. 우선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건설사들이 확보한 공공택지를 다른 건설사에 팔 수 있도록 하는 전매를 1년간 한시 허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일감이 끊긴 건설사 입장에서는 땅이라도 팔 수 있어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분양이 어려우면 임대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이나 비용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 기준을 마련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건설업계가 그간 요구한 내용을 최소한의 범위에서나마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