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주행감은 장점, 승차감은 다소 아쉬움…가성비 측면에서 ‘추천’
이날 토레스 EVX E7 트림을 타고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인천광역시 영종도까지 달렸다. 기존 토레스는 전면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했다. 반면 토레스 EVX는 전면에 수평형 램프를 배치하면서 깔끔한 인상을 갖췄다.
토레스 EVX의 내부는 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토레스 EVX는 기존 토레스와 달리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클러스터가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제공되면서 아날로그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했다. 아울러 기존 토레스는 클래식한 스틱형 변속기를 채택했다면 토레스 EVX는 전자식 변속기를 탑재했다. 전자식 변속기는 스위치를 통해 전·후진 등을 조작할 수 있다.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는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토레스 EVX는 SUV답게 확실히 넓은 공간을 자랑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머리 위에는 주먹 두 개 이상의 공간이 남았다. 뒷좌석 역시 무릎을 어느 정도 펴고 앉는 것이 가능할 정도였다. 토레스 EVX의 전장은 4715mm, 전고는 1735mm다. 적재용량은 839L에 달한다.
토레스 EVX 액셀러레이터(액셀) 반응은 타 전기차와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 전기차는 액셀을 살짝만 밟아도 빠르게 가속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토레스 EVX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수준의 액셀 반응을 보였다. 브레이크도 마찬가지였다. 전기차는 종종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급정거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만 토레스 EVX는 부드러운 감속이 가능했다. 패들시프트를 통한 가속도 부드러웠다. 토레스 EVX의 부드러운 가·감속은 편안한 주행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다만 전기차 특유의 민첩함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다.
승차감은 다소 아쉬웠다. 코너 구간에서는 쏠림이 느껴졌다. 특히 뒷좌석에서는 쏠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토레스 EVX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윈터 등 네 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반응 속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주행모드는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를 통해 변경할 수 있다. 주행에 집중하면서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기는 쉽지 않았다.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한 내부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편리성이 줄어든 셈이다.
이날 주행한 거리는 54.3km, 전비는 5.8km/kWh였다. 토레스 EVX의 배터리 용량 73.4kWh로 단순 계산하면 완충 시 425.72km 주행이 가능하다. KG모빌리티가 설명한 국내 기준 토레스 EVX의 완충 시 주행거리 420km(자체 측정 결과)에 부합한 수준이었다.
토레스 EVX의 가격은 세제 혜택 후 △E5 4750만 원 △E7 4960만 원이다. 환경부 보조금과 지자체별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구입 가격은 3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일반 내연기관 중형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토레스 EVX의 넓은 공간과 전기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연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저렴한 가격에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고 싶다면 토레스 EVX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