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비건이라 불로유 못 드셔”…고인 아내 “기저질환 있어, 우유와 무관”
#불로유가 뭐길래
불로유는 허경영 대표 사진이 들어간 스티커가 붙은 우유로, ‘허경영’을 외치면 상온에 보관할 수 있는 우유다. 하늘궁 측은 불로유는 썩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허경영의 암흑에너지가 들어가 만병이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하늘궁에서 직접 불로유를 판매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취재 결과 불로유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우유에 신도들이 직접 허경영 스티커를 붙인 제품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허경영 스티커의 가격은 20장에 5000원으로 허 대표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져 있다.
#허경영 대표 “낙상사”
일요신문은 11월 27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하늘궁에 직접 찾아가 허경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허 대표는 “우리는 불로유를 직접 팔지도 않고 (A 씨는) 우유를 먹고 사망한 것도 아니다. 불로유는 개인들이 만들어 먹기 때문에 우리와는 관계없다”라며 “A 씨는 이미 열흘 굶은 상태였고, 80대 부부가 같이 잠을 자다 (A 씨가) 침대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허 대표는 “A 씨의 가족들은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다 보니 A 씨 부부가 하늘궁에 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면서 “A 씨가 하늘궁에 입소한 지 이틀 만에 사망했기 때문에 가족들은 (사망 원인을) 불로유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 씨가 우유를 먹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다며 “A 씨는 비건이기 때문에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다”라며 “A 씨가 우유를 먹지 않기 때문에 우유는 (A 씨의) 아내가 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허위로 보도한 기자를 상대로 변호사를 통해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고인 아내 “음식물 못 삼켜”
A 씨 아내의 법률 대리를 맡은 박상석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 변호사는 “A 씨 아내에게 듣기로 A 씨는 원래부터 기저질환이 있었고 사망 전에 음료수처럼 생긴 영양 보조제조차 삼키지 못할 정도였다”라며 “A 씨가 원해서 하늘궁에 왔지만 그곳에서도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사망 원인과 관련해서 박 변호사는 허경영 대표와 다른 주장을 펼쳤다. 박 변호사는 “A 씨의 아내 말에 따르면, 침대에서 떨어져 낙상사한 것이 아니라 잠을 자다가 깨지 않고 사망했다”며 “이야기가 다른 부분은 침대에서 일어나는 과정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상석 변호사는 “A 씨의 1차 부검 결과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며 우유와는 특별한 관계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A 씨 아내에게 들었다”라며 “2차 부검 결과 역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경찰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아니”라고 말했다.
양휴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