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머무르던 A 씨는 고위공직자 등 사칭해 돈 뜯어내…14년간 불법체류 중이었다고
경찰에 따르면 태국에 머무르던 A 씨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부산지역 대학 전 총장, 부산시 고위공직자 등 저명인사를 사칭해 중국·베트남의 유학생, 현지 기업인 등 12명으로부터 1억 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각종 교수회, 경제단체, 동문회 회원명단을 입수한 뒤 조직도 상위에 있는 전 대학 총장, 교수, 공직자, 사외이사 등으로 행세하며 회원에게 접근했다. A 씨는 회원들이 실제 인물로 느끼게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번갈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베트남 등지에 급히 송금해야 하는데 미국 출장 중이라 곤란하다”며 현지 사업가나 유학생 등을 소개받아 대리 해외송금을 요구했다. A 씨는 이들에게 송금액만큼 달러를 보내겠다며 은행 송금증을 보여줬지만, 이는 조작된 서류였다.
이 같은 수법에 피해자들은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직자 사칭 사기 의심 신고를 받고 지난 3월부터 수사를 시작해 A 씨 신원과 태국 은신처를 확정하고 인터폴, 태국 경찰, 한국 경찰 주재관과 함께 지난 6월 현지에서 A 씨를 검거, 송환 절차를 거쳐 2023년 10월 국내로 압송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태국에서 2009년부터 14년간 불법체류 중인 상태에서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이재홍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카톡 프로필은 조작이 가능한 만큼 지인이 금전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