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실 회장 “박 변호사 2019년 ‘EBS 학폭 법률대응 프로그램’ 제작 때 처음 만나…공식 활동은 2023년”
#국민의힘, 인사검증 절차 안 밟아
박상수 변호사는 2017년부터 학가협 법률 자문을 맡았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도 “박 변호사는 2017년부터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라고 공식 소개했다. 박 변호사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직하고 나서 처음 이뤄진 영입 인사였다.
박 변호사 주장은 본인이 SNS에 올린 글과도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 2023년 12월 24일 박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EBS가 하던 교육 봉사 프로그램인 ‘사랑의 교실’에서 만난 형님은 나를 조정실 학가협 회장님, 강지원 변호사님 등에게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2018년 11월쯤 만난 EBS 관계자로부터 학가협 관계자를 소개받았다고 스스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 학가협 활동을 해왔다고 밝힌 셈이다. 박 변호사는 EBS ‘사랑의 교실’에 2018년 11월 17~18일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 소속으로 참가했다. 박상수 변호사가 2018년 11월쯤 만난 EBS 관계자는 2019년 ‘EBS 학교폭력 법률대응 프로그램’을 제작에 참여했다고 한다.
1월 22일 조정실 학가협 회장은 ‘박상수 변호사를 EBS 관계자한테 소개받았나’라는 질의에 “맞다”면서 “2019년 ‘EBS 학교폭력 법률대응 프로그램’ 제작할 때 박 변호사를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당시 박상수 변호사는 프로그램 중 ‘블러썸 학교법정’ 편에 참여했다. 강지원 변호사, 조정실 회장 등은 ‘빅마마의 행복한 학교’에 출연했다. 그 후로 박 변호사는 학가협과 공식 활동을 하진 않았다.
조정실 회장은 ‘박상수 변호사 학가협 공식 활동 시기’에 대해 “2023년 학가협 소속 위로상담가 양성 교육 및 보수 교육 강사로 두 차례 참여했을 때다. 정말 말도 잘하고, 열정적으로 해줘서 감사했다”며 “특히 박 변호사가 2023년 5월 ‘해맑음센터’가 안전문제로 폐쇄됐을 때 목소리를 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학가협 내에 ‘법률 자문’ ‘자문 변호사’라는 직책은 공식적으로 없다. 이에 대해 조정실 회장은 “피해자 권익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다 보니 의혹을 살 만한 행위를 조심하게 되고, 혹시 피해자들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단체처럼 보일까 봐 법률 자문 변호사를 소개해주지도 않고 자문 변호사도 위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자문 변호사 직책이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자문 변호사가 공식 조직도에 있는 직책은 아니지만, 공익 활동하는 것도 자문 변호사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학가협, 조정실 회장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박상수 변호사 영입 발표 전에 학교 폭력 경력에 대해서 학가협에 문의하지 않았다. 박 변호사가 학교 폭력 관련 경력을 부풀렸다는 일요신문 보도 이후에도 학가협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실 인사검증’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일요신문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조정훈 인재영입위원 등 국민의힘에 박상수 변호사가 2017년부터 학교 폭력 피해자들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다는 객관적 근거가 무엇인지 질의했으나 어떤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또한 박상수 변호사에게도 학가협 활동과 관련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