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선거제로도 총선 승리 판단, 국민의힘 “의회독재”…연대 범위·후보 선정·순번 배치 등 난제 수두룩

준연동형제를 유지할 경우 위성정당 문제가 남는다. 국민의힘은 이미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하는 등 창당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 대표 역시 “위성정당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이미 위성정당을 창당하며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 한다”며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며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병립형제 회귀안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대표가 지난 2023년 11월 28일 본인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선거는 승부인데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발언한 이후부터였다. 하지만 이 대표가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이후, 준연동형제 유지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이 비례대표 선거제 방식을 두고 의총에서 격론을 벌여도 결론이 나지 않아, 전당원 투표까지 검토했다. 지도부가 논의 끝에 모든 결정을 이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며 “병립형은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퇴행 결정에 이 대표 혼자 책임을 지는 것은 부담이 너무 크다. 그러다보니 이 대표가 모든 권한을 위임 받았을 때 준연동형 유지로 결과가 나오겠구나 전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친명계’에서는 마지막까지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병립형 비례제 회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시민사회 재야 원로들이 이 대표 앞에서 사실상 드러눕듯이 하며 준연동형제 유지를 외쳤다고 한다. 병립형제로 돌아가면 차기 대선에서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이 대표의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는 3지대 현주소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락해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실시한 총선 패널조사를 보면 비례대표 투표의향에서 제3지대 신당에 대한 표심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 지난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2차 패널조사에서 신당에 대한 표심은 모두 27%(이준석 신당 11%, 용혜인 신당 10%, 이낙연 신당 5%, 금태섭·류호정 신당 1%)에 달했다. 그런데 1월 30일부터 2월 3일까지 진행된 3차 패널조사에서는 16%(개혁신당 9%, 개혁미래당 3%, 개혁연합신당 2%, 새로운선택 2%)로 줄어들었다. 3주 만에 11%포인트(p) 급락했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제3지대 정당의 존재감이 미미하면 결국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의석수를 나눠 갖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2월 6일 민주당을 향해 “운동권과 개딸 선거 연합으로 당대표 방탄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며, 압도적 다수당에 의해 ‘입법 폭주’로 얼룩진 최악의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이 운동권 정당들과 손잡고 ‘의회 독재’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이런 반응에 ‘친명계’의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병립형이든 선거법을 개정하려면 국민의힘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선거제 합의에 응하지 않은 것도 총선 국면에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라고 본다. 그런데 이 대표가 현행 선거제에 따라 4월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한 것일 뿐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개정 사안이 없는데 뭘 합의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미 위성정당 창당에 들어갔다. 본인들은 만들면서 민주당이 범야권 준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왜 비판하는지 모르겠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야권 관계자는 “벌써부터 새진보연합 녹색정의당 등 범야권 정당들이 각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조국신당·송영길신당 가능성도 있다. 그럼 비례후보를 어떻게 공천하고 순번을 어떤 기준으로 배치할 것인가로 격론이 벌어질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역구 연대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총선 기간 내내 잡음이 나올 것이다. 이를 이 대표와 민주당이 민주개혁진보진영 ‘맏이’로서 제대로 조율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녹색정의당 한 관계자는 “현재 제3지대 정당들의 지지율이 별로 높지 않다. 지지율이 높아야 자기 목소리를 내고 주어진 몫을 요구할 수 있다. 지금 지지율로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고 따로 나가서 선거를 치르면 의석수를 얻기 쉽지 않은 정당이 많다. 지금은 본인들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려 민주당에 엄포를 놓고 있지만, 결국 민주당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