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이상 방부 처리된 진짜 악어…매단 이유? 종교적 상징 등 추측만
보통 장엄한 교회 건물의 천장을 올려다보면 둥근 돔이나 그곳에 새겨진 벽화를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악어'라니 이게 대체 무슨 경우일까.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에 있는 ‘산투아리오 델라 베타 베르지네 마리아 델레 그라지에’ 교회에 가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악어를 볼 수 있다. 물론 살아있는 악어는 아닌 박제된 악어다.
대체 왜 성스러운 교회 천장에 악어가 매달려 있는 걸까. 그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추측만 할 뿐이다.
악어는 오래 전부터 종교적인 상징이 있는 동물이었다. 초기 기독교는 뱀, 용, 악어와 같은 파충류를 악마의 상징으로 여기거나, 혹은 인간을 죄악으로 이끄는 동물로 여겼다. 따라서 박제한 악어를 교회 천장에 높이 매달아 놓는 것은 신도들에게 경고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상징했다.
먼 옛날 이탈리아에 어떻게 악어가 유입됐는지 역시 불분명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많은 전설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악어가 동물원을 탈출한 후 붙잡혀 사살됐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 악어가 민치오 강둑에서 쉬고 있는 두 형제를 공격했다가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서커스단을 탈출해 갈대와 연꽃 사이에 숨어있다가 성모 마리아에 의해 축복을 받았다는 전설도 내려오고 있다.
이 전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현재 이 악어는 교회의 명물이 됐다. 놀라운 점은 이 악어가 가짜가 아닌 최소 500년 이상 된 방부처리된 진짜 악어라는 점이다. 이는 고대 수도승들의 박제 기술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좋은 예로 여겨지고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