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 지급 미흡한 서비스에 팬투어서 ‘팬미팅 취소’로 구설…“불편 끼쳐 죄송, 재발 방지 힘쓸 것”
FC서울의 한 팬인 A 씨는 지난해 9월 17일 K리그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A 씨는 생일을 맞아 함께 경기장에 방문한 한 지인이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의 휴식 시간인 하프타임에 진행한 ‘한돈 댄스 배틀’ 이벤트에 참가해 우승하면서 20만 원 상당의 경품을 받게 됐다. ‘한돈 댄스 배틀’은 지난 시즌 FC서울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맺은 스폰서십을 통해 진행하는 이벤트 중 하나다.
A 씨는 전광판에 “경기 종료 후 ‘북측 광장’에 있는 경품 지급처에서 경품을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한 후 지인들과 경기 종료 후 경기장 북측 광장으로 이동했다. 댄스 배틀에서 우승한 A 씨 지인은 생일을 맞은 A 씨에게 생일선물로 경품을 대신 전해주기를 원했고,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그렇게 해도 된다'는 취지를 밝혀 A 씨가 경품을 받게 됐다. 다만 구단 관계자는 당일 경품 지급이 어려우므로 개인정보를 적으면 추후 경품을 배송하겠다고 A 씨에게 설명했다. A 씨는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적고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경품은 쉬이 오지 않았다. A 씨는 결국 구단에 직접 전화해 1개월여 만에 경품을 받아냈다. A 씨는 “처음에는 배송 지연이라고 생각했히지만 2~3주가 지나도 오지 않아 FC서울 측에 내가 먼저 전화를 했는데, 구단 측은 확인 후 연락드리겠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A 씨는 일주일을 더 기다린 끝에 또 다른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었다. A 씨는 “경품을 ‘마일리지 포인트’로 지급해야 한다며 ‘한돈몰’ 회원가입을 요청해왔고, 회원 가입을 하면 바로 20만 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해서 일단 시키는 대로 했다”면서도 “현장에서 개인정보를 적는 문서의 경품란에는 ‘한돈선물세트’라고 적혀 있었고, 주소를 상세히 적어야 한다고 해서 현물이 배송되는 거로 알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구단 측 설명이 없었기에 당황스러웠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1일에야 한돈몰 20만 마일리지(포인트)를 받았다. A 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제품 구매를 위해 2만 3000포인트를 사용했다. 그리고 지난 1월 다른 품목을 구매하기 위해 한돈몰에 접속했으나 더 이상 마일리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었다. 유효기간이 지난해 12월 31일까지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 씨는 “포인트 유효기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건 내 잘못이기에 마일리지 소멸에 대한 불만은 없다”면서도 “다만 경품 지연 지급 이유부터 왜 경품이 바뀌었는지, 마일리지에 대한 유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FC서울에 따르면 구단은 최소 2~3경기 당첨자를 묶어 경품을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렇다 보니 제일 먼저 경품에 당첨된 팬들은 경품 수령에 1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A 씨 경품 역시 구단은 지난해 10월 8일 전북 현대 모터스와 홈경기 이벤트 경품과 함께 지난해 10월 18일 일괄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단 측이 이 프로세스에 대해 당첨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선물 세트가 마일리지 포인트로 변경된 것은 이벤트 관리팀 간 소통 부재에서 비롯한 일이었다. 해당 이벤트는 ‘구단 마케팅팀→구단 스폰서팀→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로 이어진다. 이벤트 현장 관리는 구단에서 맡지만, 실제 경품은 위원회에서 지급한다.
위원회는 FC서울과 지난해 상반기에도 같은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때도 당첨자에게 경품을 마일리지 포인트로 지급했다. 하지만 구단은 당시에도 정확히 어떤 경품이 당첨자에게 지급됐는지 몰랐다고 한다. 어떤 경품이 지급되는지도 모른 채 당첨자의 개인정보를 적는 문서의 경품란에 ‘한돈선물세트’로 적어 당첨자가 오해할 만한 일을 만든 셈이다.
마일리지 포인트의 유효기간 관리도 섬세하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같은 이벤트 당첨자의 마일리지 포인트 유효기간과 A 씨가 받은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지난해 12월 31일로 동일했다. 앞선 당첨자는 6개월 이상 포인트를 쓸 시간이 있었으나 A 씨가 지난해 10월 21일에 받은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고작 2개월이었다.
'일요신문i'가 취재를 시작하자 FC서울은 상황 파악에 나섰고, A 씨에게 사과했다. 구단 관계자는 “한돈 댄스 배틀 관련 경품 안내, 지급 시기 및 방법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정확한 안내가 부족해 고객님께 불편함을 끼쳐드렸다. 이에 대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경품 지급 관련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반적인 절차 및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고 팬 분들의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 다시 한번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FC서울의 팬서비스와 관련해 논란이 된 건 또 있다. FC서울은 지난 1월 19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하는 선수단의 2차 전지훈련 팬투어 프로그램 상품을 팬들에게 판매했다. ‘선수단 연습경기 관전’과 ‘팬 미팅’이 주목적이었다. 상품 가격은 구단이 30만 원을 지원해 2박 3일에 98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상품의 모집 인원은 30명이었고 일주일 만에 마감됐다.
프로그램 둘째날, 돌연 팬투어 프로그램의 메인 이벤트로 꼽히는 팬미팅이 취소됐다. 팬들에 따르면 구단이 일방적으로 팬미팅 취소를 통보했다. 구단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 사실을 공론화하면 (앞으로) 팬투어 안 할 수도 있다” “해당 투어의 메인 이벤트는 팬미팅이 아니라 경기 관전이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구단은 국내로 돌아와 투어 참가 팬들에게 사과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 구단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FC서울은 GS그룹 계열사인 GS스포츠에서 관리·운영하는 기업 구단이다. 지난 시즌에는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K리그 첫 40만 관중 돌파를 기록할 만큼 인기 구단 중 하나다. 구단의 이벤트 운영 및 팬 관리 방식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팬서비스와 관련해 논란을 반복하고 있는 FC서울이 이번 시즌 팬 관리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