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국대 감독 선임 시 해당 클럽팀 찾아가서 도움 청할 것”…홍명보 감독에 시선 쏠리자 울산팬들 반발
2023 아시안컵 이후 기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곧장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현직 K리그 감독들도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라는 말이 새어 나왔다. 곧장 홍명보(울산), 김기동(서울), 김학범(제주) 등의 지도자들이 후보로 언급됐다.
새 감독 선임 과정을 진두지휘할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첫 위원회 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국내와 해외 감독을 가리지 않겠다"면서도 "현직 감독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상의하겠다. 클럽팀에서 일하고 있는 감독이 선택된다면 클럽팀에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정 위원장의 발언을 전후로 분위기는 급격히 홍명보 감독 쪽으로 흘렀다. 지난 2년간 K리그1 우승을 이뤄냈고 국가대표 감독 경험, 특유의 리더십 등 전력강화위원회가 내세운 조건에 부족할 것이 없는 인물이다.
또한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의 1차 회의 이후 부정적 여론이 빗발치자 2차 회의부터는 비공개를 선언했다. 회의 일부 미디어 공개, 결과 브리핑, 보도자료 등은 생략된다. 이들은 '최종결과 도출 시 각 차수별 회의내용 경과보고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새 시즌 시작을 눈앞에 두고 감독을 빼앗길 처지에 놓인 울산팬들은 소매를 걷어붙였다. 23일 오전부터 서울 중구 신문로 축구회관에는 "K리그는 협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시위 트럭이 자리를 잡았다. 협회를 규탄하는 근조 화환도 도착했다.
축구협회의 선택은 이번 시즌 K리그1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표팀과 리그 모두 각각의 위기를 맞은 상황, 이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