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용산·목동, 낙찰가율 상승 견인…“경기·인천·지방은 저가 아파트에 쏠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8일 발표한 ‘2024년 2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86.2%) 대비 1.0%p 상승한 87.2%를 기록해, 2022년 10월(88.6%)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와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주요 입지 아파트 대부분이 감정가격(100%)을 넘어선 금액에 낙찰되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평균 응찰자 수는 6.8명으로 전월(9.0명)에서 2.2명 줄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83.4%) 보다 2.3%p 상승한 85.7%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10.8명)에 비해 1.8명이 늘어난 12.5명으로 집계됐다. 주로 1회 이상 유찰된 중저가 소형 아파트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낙찰가율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인천시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84.2%) 보다 4.7%p 하락한 79.5%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다시 8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미추홀구의 이른바 빌라왕·건축왕 사건 등 전세 사기와 관련된 아파트가 낮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전체 낙찰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평균 응찰자 수는 10.4명으로 전월(11.0명) 보다 0.6명 감소했다.
지방 5대 광역시에서는 울산을 제외한 4개 광역시 모두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광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86.5%로 전월(80.0%) 보다 6.5%p 상승했고, 대구(84.8%)는 전월(83.3%) 보다 1.5%p, 대전(83.5%)과 부산(77.5%)은 각각 0.7%p 올랐다. 울산(79.1%)은 전월(80.6%) 대비 1.5%p 하락했다.
지방 8개 도의 경우 강원(88.4%)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월(84.6%) 보다 3.8%p 상승했고, 경북(83.1%)과 충남(81.8%)은 각각 1.8%p, 충북(86.9%)은 0.5%p 올랐다. 전북(77.3%)은 전달(83.9%) 보다 6.6%p 하락했고, 전남(75.7%)은 5.5%p, 경남(77.7%)은 2.8%p 내려갔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이번 보고서에 대한 해설에서 “서울의 경우 주요 입지에 있는 물건 낙찰가율이 감정가격의 100%를 웃돌았는데 이들 지역은 매도 호가나 실거래 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을 했기 때문에 경매 낙찰가율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아무래도 주요입지 주택시장이 이전에 비해 조금 살아나는 기미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어 “목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경매 물건들은 (일반 매매와 달리)경매로 낙찰 받아 취득할 경우 거래 허가를 안 받아도 되고 실거주 의무가 없기 때문에 취득 후 바로 전월세 임대를 놓을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낙찰가율이 약간 조금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일반 매매의 호가나 실거래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와 대출 이자 부담에 저가 아파트 경매 물건 위주로 50~60명의 응찰자가 몰리고, 때문에 낙찰가율이 90% 이상으로 좀 높게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문위원은 “올해 금리가 급격히 인하되거나 대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이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