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안타까운 마음 표현했을 뿐”
이날 오전 9시 35분 쯤 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모습을 드러낸 노 전 회장은 “선배 의사로서 전공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SNS에 표현한 것 외에 전공의 단체나 의협과 전혀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한 의사 표명을 범죄로 간주하고 보건복지부가 저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출장 후에 돌아오는 공항에서 압수수색을 당했고 의사 면허 취소에 대한 협박을 받아왔다. 이 같은 정부 모습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생각하지만 힘없는 일개 시민인 제가 국가 권력에 저항할 힘은 없다.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 정책으로 인해 필수의료에 종사해 왔던 의사들이 좌절감을 느끼며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필수 의료를 멸절의 위기에 처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전공의 블랙리스트 문건’ 의혹에 대해선 “만약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논의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노 전 회장은 이어 “이렇게 많은 의사가 나서서 정부의 대규모 증원 정책을 강력히 반대하는 건 이 정책이 대한민국 의료를 근본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의사 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평균 증가 수치의 2배가 넘지만, 정부는 이런 정보는 절대 국민에게 전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 주 위원장, 노 전 회장 등 5명을 의료법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고발했다.
정부는 이들이 전공의의 집단사직을 지시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의 업무도 방해받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피의자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오는 12일에는 김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